거침없이 제주 이민 - 제주 이주자 15인 행복 인터뷰
기락 지음 / 꿈의지도 / 2012년 2월
절판


저는 마흔세 살에 제주 땅을 밟았어요. 서울에서 이렇게 열심히 살아도 안 되는 거라면 앞으로 가능한 일보다 불가능한 일이 더 많겠구나 싶었죠. 그럼 더 나이 먹기 전에 나도 마음 편하게 일하고, 우리 아이들도 좋은 공기 마시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이기호)-98쪽

제주에서 먹고 사는 방법 세 가지를 꼽는다면 '주워 먹기, 얻어먹기, 잡아먹기'를 든다. 이 가족에게 '제주에서 주워 먹기'는 밭이 아니라 해수욕장에서 이루어진다. 물이 빠지고 난 김녕해수욕장에서 문어와 물고기를 주워 먹는다.
"저희는 김녕 바다를 젤 좋아해요. 처음 갔을 때 눈부시게 환한 이국적인 모습에 반했어요. 지금은 경관보다 문어 주우러 가는 재미가 커요. 돌 사이나 모래사장에 쓰레기처럼 떨어져 있는 걸 그냥 주우면 돼요. 올 추석에는 문어 여섯 마리와 물고기 두 마리를 잡았어요."
모래사장뿐 아니라 갯바위에서도 주울 수 있단다. 바위가 울퉁불퉁하니까 썰물 때 못 나가고 갇히는 물고기들이 있다. 그걸 뜰채로 뜨면 된다. 해수욕 철에는 안전요원의 호루라기 소리에 쫓기지만 9월 이후엔 물때만 잘 맞추면 언제든 물고기와 문어를 주울 수 있다.
"아들이 문어를 안 먹는 걸 얼마 전에 일기 보고서 알았어요. '할아버지랑 아빠가 문어를 너무 많이 줍는다. 문어야 그만 나타나라.' 세 마리 이후부터는 문어에게 너무 미안했대요."(만화가 박성훈)-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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