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19>  

어린이 책 베스트셀러 50 [중앙일보]


한번 입소문 탄 책 적어도 10년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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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출판시장에서 어린이 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나요? 무려 42.8%(발행부수 기준·대한출판문화협회 2007년 통계)랍니다. 단연 시장점유율 1위인 분야지요. 이게 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남다른 교육열 덕분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책은 뭘까요. 2003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교보문고(전국 15개 매장과 인터넷 교보문고 포함)에서 팔린 어린이 책의 판매순위를 살펴봤습니다. 마음 같아서야 20년, 30년을 아우르는 결과를 얻고 싶었지만, 2002년 말 교보문고가 통계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전의 자료는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이지영 기자


재미와 감동 『강아지똥』 1위

어린이 책에선 ‘베스트셀러=스테디셀러’란 공식이 성립한다. 아이 책만큼은 검증받은 책으로 사주겠다는 부모들의 보수적인 구매 방식이 그 이유다. 권장도서 목록의 위력도 막강하다. 한번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 ‘권불십년(權不十年)’도 우스운 얘기가 된다.

판매순위 1위에 오른 그림책 『강아지똥』은 1996년 출간된, 구간(舊刊) 중의 구간이다. 2007년 작고한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이 쓴 동화로,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똥이 거름이 돼 예쁜 민들레꽃을 피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존재라도 다 제 몫의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교훈이 퍽 감동적이다. 『강아지똥』은 초등 1학년 읽기 교과서에도 수록돼 있고, 연극과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이젠 명실상부한 유아용 그림책의 고전이다.





 
 
『수학귀신』(4위·97년)과 『사과가 쿵』(18위·96년), 『나쁜 어린이 표』(26위·99년), 『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45위·98년) 등도 어린이 필독서로 자리잡은 ‘장수책’들이다. 『책 먹는 여우』(6위·2001년), 『마법의 설탕 두 조각』(10위·2001년),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11위·2000년),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13위·2001년), 『마당을 나온 암탉』(20위·2000년) 등도 마찬가지. 판매순위 상위권에 오른 대부분의 책이 출간 10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렇게 스테디셀러의 기세가 등등하니 신간이 주목받기는 참 힘들다. 만화책과 처세서 등 비교적 ‘반짝’ 인기를 누릴 수 있는 분야가 아닌 이상,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그래서 비교적 신간에 속하는 그림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14위·2006년)와 『구름빵』(16위·2004년)의 선전이 눈에 띈다. 특히 『구름빵』은 국내 신인 작가의 그림책이란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고 몸이 두둥실 떠올라 출근길 아빠에게 찾아간다는 내용의 『구름빵』은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동안 30만 부 넘게 팔렸으며, 프랑스·일본·대만 등에 저작권 수출도 했다.

1000만 부 판매 『마법천자문』 시리즈


 
 
2003년 11월 ‘불어라 바람풍(風)’으로 시작된 『마법천자문』 시리즈의 ‘바람’이 정말 거세다. 판매 순위 50위 안에 무려 15권이나 포함됐다. 현재 17권까지 출간된 『마법천자문』 시리즈는 지난해 말 누적 판매부수 1000만 부를 돌파해 ‘텐밀리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마법천자문』은 시리즈 새 책이 나올 때마다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오르는 출판계의 ‘괴물’이다. 각 권의 초판 부수만도 25만 부. 새 책이 나올 때마다 서점가가 들썩인다.

『마법천자문』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은 학습과 놀이의 적절한 조화다. 한자를 손오공의 모험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놀이하듯 쉽게 외울 수 있게 했다. 그 매개체는 ‘마법’이다. “불어라, 바람 풍(風)”하고 외치면 바람이 불고, ‘열려라! 열 개(開)!’ 하면 문이 열린다. 게임과도 금방 접목됐다. ‘타올라라, 불 화(火)’라는 공격을 ‘쏟아져라 물 수(水)’로 막아내는 식이다. 『마법천자문』 열풍은 뜨거웠다. 아이들은 한자 마법의 재미에 빠지고, 부모들은 한자 학습의 매력에 붙들린 것이다. 어린이 한자 급수 따기 바람과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졌다는 점도 『마법천자문』으로선 운이 좋았다.

『마법천자문』은 ‘원소스 멀티 유즈’의 우수사례로도 꼽힌다. 어린이 뮤지컬과 온라인 게임,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등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데 이어, 닌텐도 DS용 게임 타이틀로도 개발됐다.

어린이 처세서도 학습만화만큼이나 전성기를 맞은 분야다. 성인용 자기계발서 『마시멜로 이야기』와 『배려』의 어린이 버전인 『어린이를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5위), 『어린이를 위한 배려』(12위)가 모두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50위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어린이를 위한 끈기』 『어린이를 위한 내려놓음』 『어린이를 위한 시크릿』 등도 한동안 주목받았던 어린이용 처세서들이다. 아이들에게까지 세상살이 요령을 이렇게 꼭꼭 씹어 전해야 하는가. 사는 게 그만큼 팍팍해져서인 듯싶어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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