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닷컴 문패를 달았다.
5월 23일에 사무실 차리고 9월 11일에야 문패를 단 것이다.
문패는 진작부터 있었지만 지금껏 달지 않아
그동안은 이름 없는 컨테이너 박스로 지냈다.
처음 이곳(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자리를 잡았을 때
오며 가며 어르신들이 창문을 열고 물었다.
"뭘 팔어?"
"아뇨."
"그럼 뭣 허는 사무실이여?"
"음… 그러니까… 어르신 차 한 잔 드실래요?"
이제 더 이상 마을 사람들은 묻지 않는다.
'인터넷 뭐 한다.'는 것이
마을 사람들이 받아들인 하나의 사실이었다.
그들은 인터넷은 젊은 것이고 최신이고
결국 마을에 이로운 것일 거라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그냥 그렇게 마을 한 가운데에서 젊은 사람 둘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정리되었고 이미 우리는 이곳에서 남이 아니다.
문패를 달고 난 오후 다시 텃밭에 모인 동지들은 역시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
"그려. 진작에 간판을 달어야제이잉."
"그라제. 이름이 있어야제. '사무실', '컨테이너' 그거이 이름이 아니제."
"빤듯허니 좋쿠로 맹글었구마이."
"근데 사무실 이름이 뭣이라 했는감? 저거이…"
"아, 언문도 모르남! 보자…
지… 지리… 산… 탁껌? 고거이 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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