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국밥집에서.


구석에서 혼자 아주 천천히 국밥을 드시는 할머니.
그 속도가 식욕과 연관이 있어 보였는지 주인 아주머니가 묻는다.

"혼자 드시니까 밥 맛이 없소?"

할머니는 주인장을 바라보지 않고 대꾸 하신다.

"내가 올해 팔십 일곱이요.
내 나이 쉰일곱에 혼자되야서 이제꺼정 혼자 밥 먹었소."

"영감을 하나 구하지 그랬소?"

"하이고, 술 귀신 보내고 또 뭐하러 영감을 구하나."

3자 입장이지만 나 역시 예정된 영감인 탓에 '구한다'는
말씀에 고추가 유난히 맵다.
국밥값 계산하고 나서면서 삼십년 동안 혼자 식사하신 할머니는
한 말씀 더 남기고 떠나셨다.

"술귀신도 한번씩 짠합디다."

- 출처 ; www.jiri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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