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순 할머니는 보름 얘기를 하면서 혀를 찬다. 안타까운 기억이 있다.

"보름에 말래(마루)에다 밥 노물해서 차려노믄 저녁에 밥 돌르러 오는 풍습이 있어.
상 들고 훈미네(후미진 데)가 갖고 차두에다 싹 비워 갖고 빈 상만 놔두고 가.
그러게 묵으믄 일년 내내 좋다고. 근디 동네 아그 하나가 우리집 밥 돌르러 왔는디
해필 내가 봐 불었어. 근게 내뺐는디 그 놈아가 그 해 월남 가서 죽어 불었네.
못 묵고 살 땐게 걸리고 우리집 밥을 묵었으믄 살아 돌아왔을 것 같기도 하고…."

조순자(71) 할머니가 “시상 탓이제, 언니 탓이요” 한다.

- 곡성 석곡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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