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제가 받아보는 메일 가운데 오늘 내용이 푸근해서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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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려다가 지천댁 마당에서 나무 패는 소리가 들려 들어섰다.

"아, 하루 종일 어디에 있었소?"
"잉, 노인정에. 글고 말씨... 그 거시기 리모콘이... 아니제 그 거시기..."
"핸드폰?"
"잉, 핸드폰. 그거이 말씨, 손자가 만져가꼬 거시기가 나들 안혀."
"진동으로 했다고?"
"잉, 진동. 거시기를 좀 거시기 해 줄란가?"
"소리 들리게 바꿔 달라고?"
"글제, 당췌 전화가 오는지 알 수가 있남."
"그거 힘든 기술인데..."
"아, 좀 해 줘!"
"줘 보쇼."

진동 모드를 벨로 바꾸고 내 전화기에 입력된 지천댁 번호로
확인 전화를 한번 한다. 잠시 후 신호가 울리고 전화벨이 울린다.

"하이고, 요로코롬 간단한 거이..."
"간단하다니요. 이게 얼마나 힘든 기술인데!"
"염병허고 자빠졌네! 그거이 뭐가 힘들다고!"
"그래요. 앞으로 김치냉장고 안 열리고
테레비 리모콘 안되는거 나는 모르는 일이요!"
"호랭이 물가것네!"

도끼로 쪼갠 나무를 아궁이로 던져 넣는다.

"내일이 보름이요."
"그랴. 나물이라도 해 먹어야제. 혼자 살아도 그런 거이 다 챙겨 먹어야
사람 구실헌당께. 워쨔, 내일 나물해서 점심밥이라도 헐란가?"
"하이고 저희도 준비하네요. 엄니나 빠지니 말고 드세요."
"이장이 달집 태울 준비나 허는지 몰것네. 내일 보세."
"그래요.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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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이러한 내용의 글과 지리산 풍경을 담은 사진으로 하루를 시작하실 분들은 www.jirisan.com을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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