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07년도 출판 통계’는 책을 읽지 않는 어른들이 자녀에게만 책 읽기를 강요하는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지난해 발간된 신간도서는 총 4만1094종, 1억3259만3119부로 2006년에 비해 발행 종수에선 9.7% 줄고 발행 부수는 17.1% 늘어났다. 신간 현황을 보면 아동도서가 5674만부로 168.9% 늘어났다. 전체 신간의 절반으로서 그 증가율은 전체 증가율의 10배 가까우며 그처럼 늘어나게 한 동인은 홈쇼핑 판매 확대와 전집 등 방문 판매의 활성화라고 한다. 그에 비해 어른을 대상으로 한 순수과학·기술과학·예술·어학·역사 분야의 도서는 23.8~48.7% 감소했다. 발행 종수는 더 크게 줄어들었다. 한마디로 어른들이 자녀들에게 전집류 등을 떠안기다시피 해온 것이다.
출판시장의 왜곡을 이렇듯 심화시킨 가장 큰 원인은 어른들이 점점 책을 멀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출판계 안팎의 일치된 분석이다. 1년에 단 1권의 책도 읽지 않는 국민이 4명 중 1명꼴이라고 한다. 2006년 가구별 도서구입비는 월 7631원에 그쳐 외식비의 5%에도 미치지 않는다(통계청). 독서 시간도 TV시청의 4분의 1이다.
책을 읽는 사람이 곧 리더라는 독서 캠페인 ‘리더스 아 리더스(Readers are Leaders)’를 펼쳐온 문화일보는 갈수록 황량해지는 독서문화를 안타까이 여기며, 박맹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이 그 시리즈를 통해 “이제 책을 읽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 기대섞인 지적의 의미를 새삼 되짚어본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출판의 과거·현재·미래를 세계 출판인들과 함께하는 책문화 축제의 장으로 준비 중인 5월12~15일 국제출판협회(IPA) 서울총회의 주제가 책을 통해 세계가 공존한다는 의미의 ‘책의 길, 공존의 길’이듯, 우리 역시 책을 통해 공존의 미래를 열어가는 ‘독서 한국’을 기대해마지 않는다.
기사 게재 일자 2008-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