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가 자동차를 만났을 때 운전자는 웃는다 ^^
  • 130개 넘는 음악·정보채널의 ‘위성라디오’ 벤츠에 장착
    운전자와 대화하는 광고판엔 무선인식 전자태그 기술 적용
  • 김종호 기자 tellme@chosun.com
    입력 : 2007.05.03 22:29
    • 자동차와 전자·정보통신 기술의 결합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센서와 컴퓨터를 이용한 성능향상뿐만 아니라 위성방송 수신, 운전자와 대화하는 광고판, 졸음운전 방지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내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종의 90%에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를 장착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는 미국의 양대 위성 라디오 방송 중 하나로, 130개가 넘는 채널을 통해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광고가 없는 음악 채널 69개, 스포츠·뉴스·토크쇼·오락·교통·날씨 등 생활정보 채널 65개를 운영 중이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미식축구와 자동차 경주(NASCAR), 프로농구(NBA) 등 경기도 실시간 중계한다.

      벤츠 미국법인은 연말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벤츠 차량의 80%에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를 장착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이 비율을 9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를 장착하는 차종도 확대, S클래스와 CLS클래스에 기본 품목으로 장착할 계획이다. 현재 벤츠 미국법인은 벤츠 SL클래스, CL클래스, AMG 등에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를 기본 품목으로 장착, 판매하고 있다.

    • ▲BMW 미니가 미국에서 시험 운영하고 있는‘운전자와 대화하는 광고판’. 미니를 탄 운전자가 광고판 근처에 접근하면 인사말(사진 윗부분)이 나온다. /BMW 제공

    • 벤츠 미국법인이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 장착을 확대키로 한 것은 운전자들의 요구 때문. 위성 라디오는 CD 수준의 음질을 제공한다. 미국 전역이 단일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역을 이동해도 방송국 주파수를 다시 맞출 필요가 없다. 벤츠 관계자는 “미국은 며칠씩 차를 타고 장거리 이동을 하는 운전자들이 많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깨끗한 음질로 들을 수 있는 위성 라디오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 요금은 월 12달러95센트(약 1만2000원)이다. 개인적으로 위성 라디오를 들으려면 별도 수신기가 있어야 한다.

      위성 라디오가 수요가 늘어나면서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포드·크라이슬러·도요타 등 대부분 자동차 업체도 차량에 위성 라디오를 장착, 판매하고 있다. 기아차는 내년에 판매하는 2009년형 모델이 시리우스 위성라디오를 장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작년부터 미국에서 출시하는 차종에 ‘XM 위성 라디오’를 장착하고 있다. XM 위성 라디오는 시리우스와 별도의 미국 위성 라디오 방송이다. 두 회사는 올 2월 합병계획을 발표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BMW가 생산하는 ‘미니(MINI)’는 요즘 미국에서 ‘운전자와 대화하는 광고판’을 시험 운영 중이다. 이 광고판이 설치된 지역으로 미니 운전자가 차를 몰고 가면 “안녕 수전, 생일 축하해요” “안녕 마이크, 오늘은 오픈카를 타기에 참 좋은 날이죠”와 같은 인사말이 나온다. 이 광고판은 미국 시카고·마이애미·뉴욕·샌프란시스코 등 4개 도시에 설치됐다.

    • ▲볼보의‘시티 세이프티’장치. 교통량이 많은 도심에서 저속으로 차를 운전할 때 앞차와 충돌할 것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차를 멈춘다. /볼보 제공

    • 이 서비스를 받으려면 ‘미니’ 운전자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인과 차량의 이름이나 별명 등 간단한 신상정보를 입력하고,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해 놓으면 된다. 이 정보를 토대로 미니 미국법인은 지역과 시간에 맞춰 각각의 운전자에게 어울리는 문장을 광고판에 올려준다.

      현재까지 ‘대화하는 광고판’에 등록한 미니 운전자 수가 4000명이 넘는다. 미니 미국법인은 “미니 소비자의 상당수가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이어서 ‘대화하는 광고판’ 아이디어를 냈다”면서, “1년간 시험 운영한 다음, 미니 운전자들에게 개인별로 보다 많은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전자와 대화하는 광고판’에는 주파수를 이용한 무선인식 전자태그(RFID) 기술이 적용됐다. 전자태그 칩은 미니 자동차의 열쇠에 장착돼 있다. 차량이 광고판의 150m 거리까지 접근하거나, 운전자가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 광고판 근처를 걸어가면 인사말이 나온다.

    •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의 모습. 메르세데스 벤츠는 내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90%에 이 라디오를 장착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리우스 위성라디오 제공

    • 운전자의 안전과 관련된 정보통신 기술도 잇따라 개발, 자동차에 장착되고 있다. 폭스바겐의 ‘졸음운전 방지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눈꺼풀을 움직이는 빈도와 속도를 계속 체크해 운전자가 졸고 있는지 파악한다.

      운전자가 맑은 정신으로 운전을 할 때에는 눈꺼풀을 움직이는 회수가 적고 움직이는 속도도 빠르다. 반면 졸음이 오면 눈꺼풀을 자주 움직이고, 속도도 느려진다. 자동차 내부의 카메라는 운전자의 눈꺼풀을 계속 체크해 졸음운전을 할 경우 경고와 함께 잠시 쉴 것을 제안하고 내비게이션을 통해 가장 가까운 휴게소의 위치를 알려준다. 폭스바겐은 “자동차 사망사고의 25%가 운전자의 졸음 운전으로 발생한다는 통계에 따라 졸음운전 방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차로 이탈 경고 시스템’은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로 도로 위에서의 차량 위치를 감지, 차량이 원래 가고자 했던 차로에서 심하게 이탈할 경우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도로에서 차량 위치를 감지하기 위해 센서 카메라가 도로 경계선의 상태, 차체와 좌우 차선과의 거리, 차로의 넓이, 차체의 속도 등을 자동으로 조사한다.

      폭스바겐의 ‘자동 비상 브레이크 시스템’는 안전장치의 완결판이다. 이 시스템은 레이저 센서를 이용, 전방 120m, 16도 이내의 물체 정보를 확인한다. 이어 운전자의 힘으로 충돌을 막을 수 없을 때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 차를 멈춘다.

      볼보는 최근 첨단 충돌 방지장치 ‘시티 세이프티 (City Safety)’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교통량이 많은 도심에서 저속으로 차를 운전할 때 앞차와 충돌할 것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차량속도를 줄이거나, 브레이크를 작동해 차를 멈추는 장치다.

      볼보는 자동차 충돌 사고의 75% 이상이 시속 30㎞이하 속도에서 발생한다는 교통사고 통계에 따라 ‘시티 세이프티’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장치는 차량 앞 유리 상단에 달린 광학 레이더를 통해 전방 6m 이내의 차량을 1초에 50번 체크해 브레이크를 작동시킨다. 극심한 도시 교통정체 및 느리게 움직이는 교통 상황에서 흔히 일어나는 저속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볼보는 이 장치를 향후 2년 안에 생산차량에 장착할 계획이다. 볼보 안전센터의 잉그리드 스콕스모 이사는 “시티 세이프티가 작동하면 상대방 차량이 내 차에 충돌하는 경우에도 그 강도를 최소화해 탑승자 부상과 차량 파손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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