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동자도 문화를 외치는 시대다. 그리고 2007년은 문화창조의 시대로 발전하는 도약의 해다. 저명한 사회 리더들이 한 목소리로 창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바야흐로 문화의 창의성이 창조의 원천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리고 창조의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문화코드가 바로 UCC 열풍이다.
UCC(User Created Contents)는 비단 2007년에만 주목 받는 현상은 아니다.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일컫는 UCC는 최근 인터넷 상에서 패러디 동영상이 급속하게 유행하면서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문화의 시대가 시작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우리는 보다 많은 UCC 문화코드를 발견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UCC라는 문화코드 또한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라기 보다는 문화라는 생태계의 진화 속에서 창의성과 다양성이 만들어 내는 문화법칙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문화코드의 탄생법칙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문화코드의 탄생법칙은 다름 아닌 문화콘텐츠의 발전순서다. 문화의 근간이 되는 텍스트(Text)부터 종합문화의 결정체인 미디어(Media)로 이어지는 순서가 바로 문화코드의 탄생법칙이다.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는 문학예술이다. 시, 소설, 수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모든 문화예술은 텍스트를 근간으로 한다는 점에서 텍스트라는 콘텐츠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텍스트가 만들어내는 문화코드가 바로 스토리(Story)다.
이미지(Image) 기반의 콘텐츠는 시각예술이다. 회화, 조각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미지는 시각적인 요소가 매우 중요한 콘텐츠로 이미지가 만드는 문화코드가 바로 시각적 랜드마크를 일컫는 갤러리(Gallery)다.
사운드(Sound)는 청각에 기초한 음악예술이다. 재즈, 클래식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 콘텐츠다. 그리고 사운드가 창조하는 문화코드가 바로 멜로디(Melody)다.
다음 콘텐츠는 스테이지(Stage) 기반의 무대예술이다. 연극, 무용, 뮤지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무대예술이 만들어내는 코드는 다름 아닌 형상을 살아 있게 만드는 플레이(Play)다.
마지막으로 모든 문화콘텐츠가 종합된 미디어(Media) 기반의 영상예술이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미디어가 만들어 내는 종합문화코드가 바로 심상으로 기억되는 드라마(Drama)다.
이상을 종합하면, 텍스트(Text), 이미지(Image), 사운드(Sound), 스테이지(Stage), 미디어(Media)라는 다섯 가지 큰 줄기의 콘텐츠로부터 스토리(Story), 갤러리(Gallery), 멜로디(Melody), 플레이(Play), 드라마(Drama)라는 문화코드가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UCC 이야기로 돌아가자. UCC라는 문화코드의 발전상도 위의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처음 출현한 UCC는 텍스트 기반의 댓글문화다. 인터넷의 발전은 PC통신이라는 텍스트기반의 플랫폼에서 시작되었고, 그 근간에서 댓글이라는 텍스트 콘텐츠가 UCC를 주도했다.
이후 디씨인사이드 라는 사이트가 출범하면서 사용자들이 편집한 다양한 이미지들이 UCC를 주도한다. 그리고 소리바다, 벅스뮤직 등의 등장으로 사용자가 올리고 사용자가 편집한 사운드 기반의 콘텐츠가 인터넷 문화현상을 지배했다.
2005년부터 언론을 떠들썩하게 장식했던 플래시몹 현상은 다름 아닌 스테이지 기반의 UCC 현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스스로 무대를 연출하는 문화코드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최근 동영상 패러디가 유행하는 현상이 바로 문화법칙의 마지막인 미디어 기반의 UCC다.
전문가 시대 저물고, 크레슈머의 시대 떠올라
위의 문화코드 발전법칙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수반하기도 하지만, 큰 흐름 속에서 그 원칙은 변화하지 않는다. 또한 순서의 변화가 있을지는 몰라도 스토리로 시작해서 드라마로 완성된다는 원칙은 문화콘텐츠의 제작순서와도 일치하며, 문화코드의 전이순서와도 정확하게 일치함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UCC를 통해 문화생산의 경계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더 이상 문화의 권력이 생산자에게 머물러 있지 않으며, 이제는 창조적인 소비자 즉, 크레슈머가 문화생산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창비자라고 불리는 크레슈머는 문화창조의 시대가 만들어 낸 새로운 문화코드다. 이제는 이러한 코드를 이해하는 개인과 조직, 지역과 국가만이 창조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서울시의 천만상상 오아시스 프로젝트는 바로 창비자를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수많은 전문가가 해결하지 못한 서울시 정책의 문제점을 수많은 창조시민들이 해결하고 있다. 바야흐로 전문가의 시대는 저물고 크레슈머의 시대가 떠오르고 있다. 창조의 시대가 빚어낸 문화권력의 대이동이다.
┃국정넷포터 김우정 (ceo@lutain.com)
<김우정님>은 연세대학교 경영학ㆍ임상병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Loyola Marymount University에서 문화마케팅ㆍ프로듀서 과정을 수료했다. 시공테크(주) 시공문화 마케팅팀장 등을 거치며 월드컵 개막식 문화상품 기획에 참여했고, 현재 문화예술원 주임교수로 활동하면서, 문화마케팅 도구를 개발하고 실행하는 문화마케팅 프로덕션 풍류일가(http://www.lutain.co.kr)의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위대한 기업의 선택, 문화마케팅>이 있으며, 국내 최연소 전경련 조찬강연회 연사, 현대백화점, 문화관광부, 국정브리핑 등에서 문화마케팅 성공기법을 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