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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5 - 돼지고기 열전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식객>은 이미 우리 음식문화를 널리 알려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만화라는 장르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각 권마다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취재의 충실함은 가히 사료로서의 의미까지 충분히 지니고 있다.
이번 권은 돼지고기와 관련된 다양한 음식의 내력이 가득 들어있다. 족발, 순대, 돼지머리,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 그리고 유통의 중추였던 마장동의 내력에 이르기까지... 서민들에게 가장 친근한 음식꺼리이기도 한 돼지고기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각 장마다 펼쳐지는 드라마와 함께 녹아들어 있다. 다시 부산의 서면 거리에 서면 그가 전하는 방법대로 정구지 푹 담궈서 돼지국밥 한 그릇 말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식객>에서는 음식에 대한 정보와 그 정보를 가지고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가는 공력 못지 않게, 미처 깨닫지 못한 우리네 사연들을 담기도 해서 새삼 숙연해지기도 한다. 다음은 그 한 토막.
'육지 사람들이 예전에 인사로 '식사하셨습니까?' 하듯이 제주도 사람들은 '어디 감수꽈?' 하고 인사를 한다. 이것은 예전 4.3항쟁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한순간에 사라진 사람들이 많아서 이후 제주도 사람들은 자기의 행적을 가족이나 아침에 처음 본 사람들에게 남기기에 이른 것이다. 제주도 사람들의 인사는 이런 참혹한 역사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208쪽)
음식은 사람과 그 구성원들이 이루는 사회의 함축된 상징이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