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미디어와 예술의 확장
피종호 엮음 / 아카넷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힘들게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지식의 지평을 넓히기에 배경지식이 부족했던 걸까...

쏟아져나오는 철학적, 기호학적 개념에 잠시 길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굉장히 유익하고 유용한 독서였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지만 늘 주변에 존재하고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공기(산소)의 존재처럼 디지털은 이미 현대문명과 그 안에 살아가는 인간의 일상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공기처럼 삶을 감싸고있다. 

디지털은 분명 없는 듯 존재하면서 현대문명의 생명을 연장하고 무한히 증폭시켜주는 존재가 아닐까?

 

그런면에서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디지털의 존재를 인식하고, 사고하고, 고찰하게 된다.

혼란스럽지만 정말 많이 배웠다.

 

이 책은 디지털미디어가 가져온 문화와 예술 형식의 변화에 중점을 두고 13개의 개별적인 글을 묶은 것이다.

특히 이 책을 선택했던 것은 외국학자의 글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한국학자들이 직접 쓰고 엮은 글이기 때문.

(위르겐 뮐러의 글이 있지만, 오히려 몇 한국학자가 국어로 쓴 글보다 번역이 무난하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글이 있는가 하면 씹어도 씹어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 글이 있다.

다양한 저자의 역량과 글솜씨를 맛보며 글 읽는 재미도 좋았다. 

 

아무튼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디지털 군중이자 디지털 대중, 디지털 소비자, 그리고 디지털 수용자로서

디지털이 문화와 예술에 끼친 영향과 변화에 민감한 문화/예술인으로서

학자들의 관련 연구를 응원하고 또 소비해 줄 의무와 책임을 느낀다.

물론 그런 의무감에서만 글을 읽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지적 도전을 즐기는 자들이라면 마다하지 않으리라.

 

내 배경 지식이나 독서 범위를 넘어선 글을 읽고 또 읽고 소화하는 과정은 마치 등산을 하는 것과 같다. 

새로운 개념과 지식의 고개를 힘겹게 넘고 넘어 조금씩 정상을 향해서 나아가고 미련없이 하산한 기분.

그 산이 너무나 매력적이고 푸근할 때, 그리고 또 다른 수많은 등산로가 나를 유혹할 때

그 산은 또 오르기 마련이다.

산을 정복하기 위해 오르는 게 아니듯, 책이나 지식도 정복하기 위해 읽는 것은 아니다.

산을 오르는 과정, 책을 읽는 과정 그 자체가 즐거움이자 학습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각설하고....
보다 자세한 책 소개와 소감은 http://blog.naver.com/jinirock78/47865141
 

 

2008년 2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춘여행, 길 위에서 꿈을 찾다
이시가와 나오키 지음, 양억관 옮김 / 터치아트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머리 좀 식힐까 하고 집어 들었다.

젠장, 머리가 더 뜨거워졌다. ㅠ.ㅠ

 

일단은 사진이 반인데다 심도 있는 기행문도 아니고 가볍게 읽기 좋을 것 같았다.

사진도 좋고 가볍게 읽기 좋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모험은 자신의 피부 1밀리미터 앞에 죽음을 끌어들여 그것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인간적인 행위이다. 사자나 오징어는 모험을 좋아 하지 않는다. 그들 동물은 생식을 위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먹이를 구하기 위해 활동할 따름이다. 그것은 죽음을 저편으로 끊임없이 밀쳐내어 엔트로피를 한없이 제로 상태로 유지하려는 생명의 자연스러운 짓거리라 할 것이다. 우리의 일상이 바로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나는 스스로 모험가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어쩌면 앞으로도 그런 타이틀을 갖기는 힘들지 싶다.

균형감각도 모자란데다 속도와 높이에 공포를 느끼는 나는 자전거도 맘 놓고 못 타는데다가 스키나 기구나 익스트림 스포츠는 '노 땡큐'다. 그러니 남극과 북극을 스키로 이동하고 아메리카 대륙을 페달로 내달리거나, 기구를 타고 태평양 한 가운데로 곤두박질 치는 저자를 흉내 낼 생각은 꿈에도 없다.

 

다만 그 열정과 용기만은 정말 본 받고 싶다.

 

책을 다 본(이 책은 '읽었다'기 보다 '봤다'고 말이 더 적합할 것 같다) 후에 딱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그대로 하고 있는 옮긴이의 말을 조금 더 옮겨보자.

 

우리는 많은 것을 잊고 있다. 가물가물 기억의 영역을 벗어나려 하는 원체험의 시간을 지금 여기로 끌어내는 삶, 그것이 바로 모험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글이다. 때로 그런 여행이나 모험 없이도 의식을 원체험의 상태로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후에 알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역자도 그런 사람을 한 번 만나보고 싶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옮기면서 체험에 대한 심한 목마름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 이 글을 읽게 될 독자 또한 나처럼 심한 목마름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름답고 힘차면서, 먼 기억을 불러내고, 우리에게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 부드러우면서 겸손하지만, 어느 날엔가 독자들을 길 위로 몰아낼 그런 글이다. 

- ‘옮긴이의 말’ 에서


 

 

 

이 책은 나보다 한 살 많은 저자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시작한 단독 인도 여행을 기점으로 북극에서 남극 종단기, 일곱 대륙의 최고봉 점령기, 카누로 강과 바다를 건너는 이야기, 열기구 태평양 횡단 도전기, 그리고 기타 잡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행 정보를 얻는 책이 아니라, 여행을 위한 에너지를 얻는 책이라고 할까.

 

설렁 설렁 읽다보면 내가 어설프게나마 경험했던 지난 날의 여정과 앞으로의 여정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막연하지만 확실히 계획하고 있는 우리 부부의 세계 여행에 대한 테마와 의미를 다시 고민해본다.

 

지금 무엇을 체험할 것인가, 어디로 갈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마음을 뿌리 째 뒤흔드는 뭔가로 향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에 있는 현실에 머물면서도 위대한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기가 아닌 다른 장소에 몸을 던짐으로써 비로소 여행을 실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 본문 213쪽


 

그래, 지금 앉아서 고민하고 계획한다고 위대한 여행이 실현되지는 않을 터. '지금 여기에 있는 현실에 머물면서도, 그리고 여기가 아닌 다른 장소에 몸을 던짐으로써도' 나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고, 또 이어질 것이다.

'마음을 뿌리 째 뒤흔드는 뭔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만 확실하다면....

 

 

2008년 2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른 말글 사전 - 그릇 쓰는 말 바로 잡은 우리말 3만, 개정판
최인호 엮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릇 쓰는 말 바로 잡은 우리말 3만'

<바른 말글 사전>의 명료한 정의다.

 

친구가 좋은 번역가가 되라고 선물해 준 책이다. (정말 고마워! 이렇게 '훌륭한' 생각을 하다니 ㅋㅋ)

추천하는 말과 개정판 서문을 읽고, 또 실제로 번역하면서 아리송한 표현들을 찾아보다가 이렇게 달려왔다.

 

사전처럼 ㄱ,ㄴ,ㄷ 으로 정리되어 궁금하거나 아리송한 표현이 있을 때 찾아보기 편리하다.

더구나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을 부록으로 실어서 더욱 쓸모있다.
특히 이번 개정판을 내면서 24개의 언어로 늘어난 외래어 표기법은 감동 그 자체다.

(지난 번역 때 한 이름을 표기하기 위해 네덜란드 발음법을 인터넷으로 뒤졌던 걸 생각하면 ㅡㅡ;;)

 

물론 요즘엔 한글 맞춤법이나 잘못된 표현 바로 잡기에 '심혈'을 기울인

블로그나 카페, 웹사이트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찾아서 공부하고 참고할 수 있었던 것도 얼마나 큰 기쁨이었던지!

그러나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둔 책을 늘 옆구리에 차고 있다는 것은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다.

  

사전이 필요한 것은 사전 그대로 쓰기 위함만은 아니다.

언어는 살아 있는 문화이며, 그릇의 모양에 따라 그 모양이 변하는 '유동적'이고 '유연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깨진 그릇에 좋은 음식을 담을 수도, 좋은 그릇에 상한 음식을 담을 수도 없는 일.

올바른 사전과 우리말 순화는 그래서 필요하다.

 

한글을 아끼고 바로 쓰고 싶은 사람, 또 그에 맞게 좋은 문장과 바른 표현을 쓰고 싶은 사람 다 모여라.

대체로 글짓는 글쟁이들이겠지만, 훌륭한 국어 교육 자료로도 널리 쓰이리라.

 

한가지 소망이 있다면 '비슷한말 반대말 사전'도 꼭 나왔으면 하는 것.  

(그리고 한글 날을 다시 공휴일로!!)

 

2008년 1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필리핀 CURIOUS 12
알프레도 로체스.그레이스 로체스 지음, 이은주 옮김 / 휘슬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문화적 피로란 타문화권에서 장기간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소한 조정 작업을 행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탈진된 상태를 의미한다. 해외에서 생활하고 일하는 사람들은 기존의 평가 방식과 판단 습관을 버려야한다. 일견 익숙한 행위에도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고 활동 내용과 방식의 지속적인 변화를 스스로에게 요구해야 한다. 이 과정을 의식하듯 의식하지 않든, 또 성공적이건 성공적이지 않건 간에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게 마련이라서 누구라도 지치지 않을 수 없다."- 스잰튼의 <필리핀에서의 문화적 갈등> 중에서

 

 
이 책은 필리핀 문화와 역사를 연구하고 저서까지 편찬한 호주 출신의 작가와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난 저자의 딸이 공동으로 저술한 책이다.

 

글을 풀어가는 방식은 학자의 탐구적 자세와 상대주의적인 너그러움이 물씬 묻어난다.

'오리엔탈'이나 '지상 천국'의 이미지로 미화된 여행 기행문도 아니고

서구적 잣대로 난도질한 자국자문화 중심의 글도 아니다.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면서도 지극히 '필리핀'적인 그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또는 그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를 논하고 있다.

집 구하기 문제부터 가사보조인과의 문제나 사업적인 이야기까지 나올 때면

단순히 여행을 하면서 그 문화와 민족에 다가가려고 한 나에게는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토착 문화에서 400년간의 스페인 식민지, 그리고 41년간의 미국 식민지를 거쳐

3년간의 일본 강점과 이어진 미국의 경제문화 식민지로서의 필리핀 근대사를 가볍게 소화시키기엔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이 '필리핀적인 가치와 인간관계'에 촛점을 맞추고 그려낸 점이 좋다.

다만 여행가이드나 여행 정보를 얻기에 좋은 책은 아니다. 

 

나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엄마와의 필리핀 여행을 앞두고 필리핀 문화를 이해하고자 이 책을 선택했다.

사실 필리핀에 대한 책을 찾는데 선택권도 그다지 넓지 않았다.

깊이있는 통찰까지는 아니더라도 필리핀에 어느 정도 머물 여지가 있거나 어학연수를 계획하는 사람,

또는 아예 이민이나 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다면 필독서로 참고할만하겠다.

 

저자가 서구인이니 만큼 그들이 해석하는 필리핀 문화를 읽다보면

의외로 한국사회와 문화도 같이 읽혀지기도 한다. 사실, 필리핀과 한국 알게 모르게 닮았다.

그 가족 중심, 친족 중심적 문화와 사회적 평판의 중요성, 사회를 이끄는 주요 가치 등이 말이다.

다만 필리핀은 열대 지방의 여유로움과 유유자적함이 더해져

훨씬 소박하고 은근하며 낙천적인 민족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일주일 후면 직접 만나게 될테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답을 얻었다고 자만할 수는 없다.

 

 

2008년 1월

 

 

 

스잰튼의 평화봉사단원들이 미국인은 '목표 지향적'인 반면 필리피노는 '인간 중심적'이며,

미국인은 '실천'에 적극적인 데 비해 필리피노는 '상태'에 관심을 둔다는 것을 관찰을 통해 깨달았다.

문화적 갈등은 바로 여기서 유발되는 것이지,

양립불가한 도덕적 가치들끼리 치고받는 데서 생겨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진다.

갈등은 이 가치들의 절대적 대립이 아닌, 부여된 중요도가 다르다는 데서 비롯된다.

 

-본문 7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킹콩걸 - '못난' 여자들을 위한 페미니즘 이야기
비르지니 데팡트 지음, 민병숙 옮김 / 마고북스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그렇게, 욕망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욕망하는 내가 나는 좋다."

- 본문 9쪽

 

그래서 나도 이 책이 좋다.

이 책의 저자는 결국 타인의 욕망을 불러일으키거나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의 욕망을, 나를 욕망하는 그런 '여성'이 되라고 한다.

 

'성공하는 여성되기' 어쩌고 하는 발에 치는 천박한 처세술보다는

이 거침 없이 막나가는 책이 훨씬 '행복하고 성공한' 여성을 만들어 주리라.

 

저자가 이 책의 부제를 '못난' 여자들을 위한 페미니즘이라고 한 까닭은 뭘까....

다음 인용글을 보자.

 

"이상적인 여성이란 매혹적이되 천박하지 않고, 결혼 후에도 매력을 잃지 않으며,

사회적인 일을 하되 남자를 누를 만큼 너무 성공해서도 안 되고,

다이어트에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면서도 날씬해야 하며,

성형외과 의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영원히 젊음을 유지해야 하고,

잠자리 의무와 아이들 학교 숙제로 쉴 틈이 없어도 언제나 미소 짓는 엄마여야 하며,

가사를 훌륭하게 돌보되 하녀 같아서도 안 되고,

남자보다 덜 교양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우리의 코앞에 들이대며 본받도록 노력하라고 닦달하는,

그러나 내가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이 행복한 여성이 사실 내 생각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문 12쪽

 

 

 

주변에 그런 여성을 본 사람이 있다면 반박해도 좋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다. 아니 가능하지 않다.

사실은, 현실은 말이다.

우리 주변엔 그저 그렇게 '못난' 여자들 투성인게다.

누구나 CEO가 될 수 없고, 발레리나가 될 수 없으며, 힐튼 호텔이나 삼성재벌의 딸로도 태어날 수 없다.

섹시하고 춤 잘추고 노래 잘하는 가수나 배우, 모델로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조리있게 말하지 못하고, 누구나 씩씩하게 직장 상사와 맞설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그저 어두운 길을 가다가 그림자에도 흠짓 놀라야 하고, 

불특정다수의 남성을 성범죄예비자처럼 두려워해야 하며,

길가다 접촉사고가 나도 말보다는 상대편 남자운전자의 주먹이 겁나고

예쁘면 예뻐서, 못나면 못나서 오해받고 편견 속에서 살아야 하는

늘어가는 나이와 살에 늘 스트레스 받으며 오늘 저녁 반찬은 뭘 지어야 할까 고민하는

그저 그런 평범한 여자들이다.

그렇게 널리고 평범한 여자들을 모두 '못난' 여자로 만들어 버리는 '여성신화'에 언제까지나 놀아날 것인가.

 

과연 우리 못난 여자들은 어떻해 살아야 하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면 답이 나오냐고? 그건 직접 읽어보면 알테다.

 

 

 

이런 모든 전통적인 가치들은 각각의 성에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남성들에게는 국가를 위한 무보수 일꾼의 역할을,

여성들에게는 남성들의 노예 역할을.

결국 양쪽 모두가 노예인 셈이며, 성 본능 또한 박탈당하고 구속당하고 얽매여 있다.

언제나 하나의 사회계층만이 있는 그대로를 누릴 수 있는,

그리고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의 욕구들에 대해 진실을 말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질 수 있었다.

 

-본문 139쪽

 

 

저자는 결국 여성주의 운동을 '계급혁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전히 가부장적인, 그것도 이제는 너무나 교묘하고 은근하게 가부장적인 현대사회에서

여성이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계급이며,

이는 나아가 돈과 지위, 권력 등으로 구분된 또 다른 계급과 밀접하게 얽혀 있는 문제라는 것...

 

4-5 시간만에 후딱 읽을 정도로 글은 경쾌하다. 아니, 막 나간다.

분량면에서도 내용면에서도 결코 어려운 책은 아니며,

'못난' 여자들을 위한만큼 어려운 철학적 담론으로 골치를 아프게 하지도 않느다.

다만 프랑스 여자가 서구 사회를 배경으로 쓴 책이라는 점,

다소 난삽한 번역글이라는 점을 감안해 두고 읽어야 할테다.

 

 

2008년 1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