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dust (Mass Market Paperback)
닐 게이먼 지음 / Harper Collins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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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il Gaiman의 원작 소설인데... 2003년에 내가 읽은 버전은 Charles Vess가 삽화를 그린 특별제작된 '동화'책이다. 한국에 소개된 원서나 번역서는 보지 못했다.

어른을 위한 동화...또는 판타지...(그게 그건가?) 외국인 친구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사놓은 책이었다. 영국 작가인데... 자기가 너무 아끼는 슬프고도 사랑스런 러브스토리라나?? ㅡㅡ; 


재밌었다. 스릴이나 긴장감이나 그런 건 없었지만...
그리고 뭐...동화가 그렇듯, 권선징악, 해피앤딩의 전형적 구도를 갖고 있어 조금은 시시했지만... 짧은 내용안에 나름대로 탄탄한 플롯과 복선을 깔고 있다. (내가 너무 눈치가 빨라 미리 다 알아 버렸지만 ㅋㅋ 어차피 동화라니까...ㅡㅡ;)

때로는 에로틱하고... 생각외로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들이 나와서, 어린 아이들이 보기엔 적절하지 않다. (그나마 이건 성인용이지만... 아동용 동화의 끔찍함도 사실 상상 이상이지. 자기보다 이쁘다고 수양딸을 죽이려는 계모나 아이들을 냄비에 넣고 끓여 먹는 마녀를 상상해 봐)

암튼 무언가 '콕'하고 찌르는 데가 있기도 하고... 결국엔 나도 좋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책이었다.

이 글을 읽다가 우리가 너무 미국 중심의 문화에만 익숙해져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영어권이라지만 영국 문학만 접해도  미국문학과는 참 다르다.
음악...책...만화....그림... 문화.....모든게 참 다르다는 것...
어쩔 땐 전혀 새롭고 신선해서 깜짝 깜짝 놀랄 정도거덩...
'그런 게 있어?', '그런게 인기야?' '이런 것도 있네..' 머...그런거.. 

어떻게 표현할 진 모르겠지만...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하다고.......표현하면 조금 비슷할까? ㅡㅡㅋ 그리고 조금 더 낯설다고, 그래서 사실...더 매력적이라고....


사실 우린 아직 그 유럽적인 것에 낯설어 하고 무지한데, '서양문화'란 이름으로 모든 것을 '미국적'인 것으로 치환해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 끔찍하지 않은가?

암튼, 기회가 된다면 직접 번역해보고 싶었던 책인데, 차일피일하던 차에 영화가 제작되고 그 틈을 타서 번역서도 나와버렸다. 번역서를 읽진 않았지만, 원서도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 원문으로 읽어볼 것도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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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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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요즘 길거리에서 이 책을 들고 있는 사람을 쉽게 본다.
작가의 명성일까......그 보다 더 눈에 많이 뛰던 광고의 효과일까?
아무튼... 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소유하고 있는 책인 건 분명하다.


과연.......이 '심심풀이' 단편집은 그렇게 '유명할' 가치가 있을까?

좀 베알이 꼬인 사고일지는 몰라도....
과연 이 책이 이미 '개미'나 '뇌'로 유명한 베스트셀러작가의 소설이 아니라 그저 어느 무명 작가의 단편집이었다면 어땠을까? 이처럼 많은 광고도, 이처럼 좋은 평가도...이처럼 많은 독자도 확보할 수 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나무'는 정말 운이 좋은 녀석이다.
주인을 잘 만나고 때를 잘 만난 녀석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형편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무'를 정독하고 나서 느끼는 바는 왠지 이 책에 대한 평가나 관심의 정도가 조금은 거품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짤막한 여러 에피소드들은 사실 흥미롭고도 기발하다.

특히,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바캉스나, 숫자를 20이상 셀 수 없는 나라의 이야기, 완전한 은둔을 위해 뇌만 남겨진채 살아가는 남자, 주인에게 반란을 일으킨 왼손이나 세상이 멸망해 암흑으로 덥혔다고 생각하는 눈 먼 자의 이야기 등, 의미심장하고 재미있다.

개인적으로는 '허깨비의 세계'라는 4페이지도 채 안되는 이야기가 최고였다. 영화 '매트릭스'와 같은 메시지와 철학이 4페이지에 담겨 있는 놀라운 작품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는 소재들은 같은 생각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반갑기 까지 하다. 생각하는 나무 이야기나, 인간을 가지고 노는 신들의 이야기 등을 읽다 보면 '그것 참 기발한데"에 못지 않게 '그래, 그래' 하는 동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나무'는 많은 기발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충격적이거나 신선하지가 않다.

쉽게 읽혀지지만 다소 지루한 감도 없지 않다. 짧은 이야기 속에 깊이 생각할 여지를 남기기도 하지만 긴 여운을 남기기에는 어딘가 좀 아쉽다.

그것이 작가와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인지, 번역체가 가질 수 밖에 없는 어색함인지 (그렇다고 번역이 잘 못 되었다는것은 아니다) 그건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나무'에 덧 씌어진 '베르베르'라는 거품을 걷어내고 책을 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베르나르라는 '거품' 없이 만났더라면 더 괜찮은 작품이었을지도 모를일이다.

 

2003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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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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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의 이야기를 다 읽어버리고 힘들게 잠이 들었다.

그다지 맘에 드는 문체나 글은 아니다.
하지만...

아오이와 마빈,
아오이와 쥰세이...

내 주위의 많은 캐릭터들이 극중 인물들로 환원되고
내 삶의 많은 에피소드 들이 극중의 에피소드에 투영된다.

아오이가 묘사한 쥰세이는 꼭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고, 모두에게 이해시키려 하고"
"모든 것을 궁금해하며 본질을 파고 들려 하고"
"모든 것이 동사인 사람. 말하고, 걷고, 외출하고, 사랑하고, 화내고, 울고.."

그에 반해 마빈은 내가 아는 누군가를 연상케 했다. 
그가 미국인은 아니지만...
그 풍요롭고 아름다운 나라 국민의 특유한 여유와 유머감각.
성실함과 책임감.
자상함과 따뜻함.
무엇보다 나를 비롯한 주변의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용서'해주는 포용력.

하지만 나의 삶에 아오이는 없다.
나는 그녀처럼 일주일에 세번 일을 하며

나머지 시간을 목욕과 독서에 열중할 수 있는 삶이 부럽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아오이를 견딜 수가 없다.

어서 준세이의 글을 읽고 싶다.
어긋한 사랑의 다른 한편을 보고 싶다.

사랑과 관계는 늘 반쪽이다.
그건 상대가 있어야 성사되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리라.
그 나머지 반쪽을 우리는 추측하고, 상상하고, 오해하고, 또 착각하고 살아간다.
나머지 반쪽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이해한다'는 자족과 '이해하겠다'는 노력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2004년 6월 스물일곱살의 생일을 기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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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Blu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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쥰세이의 글은 아오이보다 더 인간적이었다.
내가 쥰세이의 글에 더 이끌리는 것은 쥰세이와 내가 닮은 꼴이라서 그런것인지,
아오이보다 쥰세이가 더 닮은 꼴이어서 그런지.....

절대적이고도 상대적인 것.
설명하기 힘들다.

내가 쥰세이의 마지막 행동을 쉽게 추리할 수 있었던 것.
하지만 난 아오이를 견딜 수 없는 것.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냉정은 언제나 이긴다.
하지만 열정은 언제나 다시 꿈틀거린다.
그래서 그 어느 쪽도 다른 한쪽을 영원히 묻어두지 못한다.

냉정과 열정사이.
오해와 이해사이.
증오와 사랑사이.
잊혀짐과 그리움 사이.
숭배와 질투사이.
성공과 실패사이.
만족과 후회사이.
시간과 거리 사이.
그와 나사이.

모든 것은 그 사이 어디쯤에 있다.
그래서 결국은 그 어느쪽에도 닿아 있는 것. 그것이 인생인가 보다.


 

2004년 6월, 스물 일곱의 생일을 기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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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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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이 40만을 육박하는 총체적 난국에 처한 취업준비생이다.

책장에 꽂혀있던 먼지 묻은 책을 다시 들어보았다.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을 기억하기보다는
그 감동을 전혀 실천하지도,

실현하지도 못한 자신에게 화를 내면서

무언가 이 책에 쓴소리를 하고 싶었던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여전히 설득력 있게 나를 감동시킨다.
아니 무언가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욕구불만에 가득찬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감동(?)할 것이다.

문제는 바로 나다.

오래된 치즈를 버리지 못하고...

그 치즈가 상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과거에 잃어버린 치즈에 집착한다.
새 치즈의 향기마저 잊어버린 걸까?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만 한다.

이 책은 그저 한 번 읽고 책장에 전시하는 책이 아니다.

그런 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별 하나의 의미도 갖지 못한다.

 

이 유명한 베스트 셀러를 한 번 읽어봤느냐, 아니냐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당신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주느냐...

그리고 당신은 그 메시지를 어떻게 응용하고 적용할 것인가...

그것이 유일한 이 책의 의미다.

쉽게 쓰여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의 '쓸모'는 영원하다.

인생에 상하지 않는 치즈란 없기 때문이다.

 

2001년,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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