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오이의 이야기를 다 읽어버리고 힘들게 잠이 들었다.

그다지 맘에 드는 문체나 글은 아니다.
하지만...

아오이와 마빈,
아오이와 쥰세이...

내 주위의 많은 캐릭터들이 극중 인물들로 환원되고
내 삶의 많은 에피소드 들이 극중의 에피소드에 투영된다.

아오이가 묘사한 쥰세이는 꼭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고, 모두에게 이해시키려 하고"
"모든 것을 궁금해하며 본질을 파고 들려 하고"
"모든 것이 동사인 사람. 말하고, 걷고, 외출하고, 사랑하고, 화내고, 울고.."

그에 반해 마빈은 내가 아는 누군가를 연상케 했다. 
그가 미국인은 아니지만...
그 풍요롭고 아름다운 나라 국민의 특유한 여유와 유머감각.
성실함과 책임감.
자상함과 따뜻함.
무엇보다 나를 비롯한 주변의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용서'해주는 포용력.

하지만 나의 삶에 아오이는 없다.
나는 그녀처럼 일주일에 세번 일을 하며

나머지 시간을 목욕과 독서에 열중할 수 있는 삶이 부럽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아오이를 견딜 수가 없다.

어서 준세이의 글을 읽고 싶다.
어긋한 사랑의 다른 한편을 보고 싶다.

사랑과 관계는 늘 반쪽이다.
그건 상대가 있어야 성사되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리라.
그 나머지 반쪽을 우리는 추측하고, 상상하고, 오해하고, 또 착각하고 살아간다.
나머지 반쪽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이해한다'는 자족과 '이해하겠다'는 노력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2004년 6월 스물일곱살의 생일을 기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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