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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사실 읽는 데 약간 의무적이었던 책이고 읽을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급하게, 서둘러서 읽었던 책이다. 지루하고, 재미없고. 한 50페이지 정도 읽을 까지만 해도 그 느낌은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점점 더이 책은 내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선생님과 제자들이라는 주제는 어떻게 보면 매우 흔한 주제였지만 그그 책 속의 갈등과 많은 이야기들이 긴장감과 재미를 주었다. 초등학교 1학년, 쓰레기 소각장에 사는 말 없는 아이와 의사 집안의 외동딸인 선생님. 그리고, 파리라는 특이한 주제. 파리라고 하면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느낌이 강한데 이 책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선생님과 제자를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어 주었다. 주인공 데쓰조는 파리를 소중하게 기르고, 누군가 그 파리를 죽이거나 다치게 하려고 하면 나서서 그 사람에게 복수했다. 할아버지의 말 속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데쓰조가 파리를 기르는 건 당연하다는, 기껏해야 파리밖에 없는 데니 당연하다는. 어머니나 아버지, 하다못해 형제조차 없고 유일한 혈육은 할아버지뿐인 데쓰조는 외로움을 느꼈던 것일까? 나는 책을 읽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읽는 습버릇이 있어서, 이 책도 여느 책과 마찬가지로 책 뒤에 있는 서평을 미리 읽었다.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둥의 이야기. 처음 부분에서는 전혀 그 것을 느낄 수 없었다. 이런 선생님이 뭐가 대단하다는건지? 어린 아이와 하나도 다를 게 없잖아. 하지만 가면서 데쓰조가 변화해 갔던 것처럼 선생님도 변화해 갔다. 사실 나도 선생님이 꿈이었고 지금도 선생님이 참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선생님이 되고 싶은 사람과는 다르겠지만 나도 이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고 좋은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런 선생님 밑에서 배울 수 있으면 하는.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 선생님도 결국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끊임 없이 갈등하고 힘들어하고, 그러면서도 다가가며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가고. 결국 이 선생님은 누구나도 다 될 수 있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가르치고 이끄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어른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처럼, 선생님과 아이들의 변화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선생님이 되고 누군가에게 배워 함께 성장하고 싶다. 누군가와 함께 성장한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