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건드리니까 사계절 동시집 12
장철문 지음, 윤지회 그림 / 사계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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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건드리니까]는 어린이 마음이 담겨있는 동시집이예요.
저는 동시를 읽으며 초등학생이 쓴 게 아닐까 착각할 정도였어요.
아이가 가지고 있는 동심을 잘 표현한 책이라 가끔은 엄마인 제가 찔리기도 하고
생활 속에 있는 각종 에피소드가 가득한 일기장 같은 동시집이였어요.






 

[자꾸 건드리니까]에서 엄마인 제가 읽고 가장 찔려했던 동시입니다.

"숙제가 끝나 갈 때쯤
이모한테서 전화가 왔다.

8시40분,
드디어 숙제가 끝났다.

10분만,5분만,1분만 하다가
9시30분이 됐다.
엄마가 아예 방문을 닫고 들어갔다.

엄마의 수다 신기록은
장장 2시간 45분,
문을 빼꼼히 여니까
초고속으로 달려와서 꽝 밀쳐 버린다.

내일 준비물 가져갈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시를 읽고 나서 나는 대략 난감했다.
아이고~~~내 이야기로구나.
나중에 아들이 학교가서 이런 일기 쓸까봐 걱정될 정도였다.



 



 

<쫌 그래> 동시는 아이가 아빠와 함께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표현한 동시였다.
동시를 다 읽고 나서 아픈 마음이 잔잔히 남는 동시였다.

항상 바쁜 아빠, 놀아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철이 들어가는 아들이 아빠의 연필을 부러워한다.

"만날 나만 학교로 방과 후 놀이방으로
미술학원으로
어쩌다 대공원에 한 번
강변 공원에 한 번
겨울 동해에
딱!
한 번

그때도 연필은 언제나
함께"

이 부분이 가슴 아팠다.
직장에 다니는 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놀이방에서 많은 시간을 있을 수 밖에 없다.
어찌 보면 아이가 부모를 이해해주는 것이었다는 것을,
서로 미안함을 알면서도 일방적 합의에 의해
아이는 학원이나 놀이방에서 시간을 때우고
부모가 오기 전까지 계속 기다린다.

[자꾸 건드리니까] 동시집은 아이의 일기장 같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이의 단순한 투정이 아닌,
아이의 기특함이 느껴진다.

이렇게 사랑스럽게 커가는 아이의 마음과 눈망울을 느낄 수 있는 너무 좋은 동시집이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가서 이 시집을 응용해 나에게 불만을 말한다면
나는 어떤 말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야겠다.

오늘도 마음 따듯한 동시집으로 하루를 커피향만큼 향기롭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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