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안다는 것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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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을 안다고 쉽게 말한다. 가족을 알고, 동료를 알고, 학생을 안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말로 알고있는 걸까. 사람을 안다는 것은 이 익숙한 확신을 조용히 흔드는 데서 시작한다.

야구 경기 중, 부러진 배트가 관중석으로 날아와 저자의 발 앞에 떨어진다. 누구라도 환호했을 순간, 데이비드 브룩스는 아무 표정 없이 앉아 있었다. 그는 뒤늦게 스스로에게 말한다. 좋으면 좋다는 티를 좀 내!” 타인을 깊이 이해하는 법을 말하는 저자가 사실은 자기 감정조차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사람이었다는 이 고백은, 이 책이 단순한 관계 기술서가 아니라 한 인간의 변화 기록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무지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문명

이 책의 출발점은 냉정하다. 처음 만난 사람끼리 서로를 정확히 이해할 확률은 20%, 가까운 관계에서도 35%에 불과하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서로를 모른다. 그리고 저자는 이 무지를 개인의 소통 문제가 아니라 '문명의 실패'라고 진단한다. 타인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태도가 쌓여 단절과 고립, 혐오를 낳고, 결국 사회 전체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사람을 안다는 것은 정보를 더 많이 아는 일이 아니다.타인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는 일이다.

 

관심은 가장 구체적인 도덕적 행동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도덕에 대한 재정의다. 도덕은 거창한 원칙이 아니라, 누군가를 정확하게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취약함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 것,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동의하지 않는 것. 저자가 제시하는 수많은 사례들은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된다.

관계는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며, 그 기술은 태도에서 출발한다.

관심은 도덕적 행동이다라는 문장은 이 책의 핵심을 압축한다. 우리는 같은 사람을 만나도 전혀 다른 세계를 본다.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위협을 찾는 사람은 결함을 발견한다. 결국 우리가 세상에 투사하는 관심의 질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질을 결정한다.

 

교사로서 던지는 질문: 나는 정말 보았는가

이 지점에서 독자는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정말 사람을 보려고 했는가. * 아니면 빠르게 판단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특히 교사로서 이 질문은 더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학생을 이해한다고 말하면서도, 몇 가지 행동과 성적으로 그들을 규정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본다는 것과 판단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행위다. 이 책은 그 차이를 끝까지 붙잡게 만든다.

 

책의 마지막에서 브룩스는 말한다. 이제는 누군가가 자신을 신뢰할 때의 기쁨을 알게 되었다고.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관계의 기쁨으로 마무리되는 이 구조는 이 책의 방향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어릴 때는 아는 게 많은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이제는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의 고백처럼.

결국 사람을 깊이 아는 일은 기술이 아니라 선택이다. 우리는 사람을 몰라서 관계에 실패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충분히 보지 않기로 선택해왔던 것은 아닐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제는 더 잘 보려고 노력할 수 있겠느냐고 책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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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 - 편리와 효율, 멸균과 풍족의 시대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에 관하여
마이클 이스터 지음, 김원진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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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편안함을 얻은 대가로 무엇을 잃었는가.”

이 질문 하나가 이 책의 전부를 설명한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편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 완벽한 온도의 실내, 넘쳐나는 음식,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되는 일상. 더 오래 살고, 더 안전해졌으며, 더 풍요로워졌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우리는 점점 더 불안하고, 지치고, 공허해지는 걸까?

마이클 이스터는 이 역설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그는 단순한 이론가가 아니다. 자신의 몸을 실험 도구로 삼아 33일간 알래스카 오지에서 극한의 추위와 배고픔, 고독을 견뎌낸다. 그 고통의 정점에서 그는 오히려 더 또렷하게 살아있음을 느낀다.마음은 더 고요해졌고, 몸은 더 쓸모 있는 것이 되어 있었다.” 이 고백은 이 책이 도달한 결론을 압축한다.

 

🔍 결핍의 부재가 만든 '나약함의 이데올로기'

인간은 원래 불편함을 견디도록 설계된 존재다. 하지만 현대 문명은 그 조건을 지나치게 제거해버렸다. 저자는 지적한다. 문제는 결핍이 아니라, ‘결핍의 부재라고. 편안함의 기준은 끊임없이 높아지고, 오늘의 안락함은 어느새 내일의 불편함이 된다. 그 결과 우리는 더 오래 살지만, 정작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시간을 약물과 기계에 의존한 채 살아간다. 생존 기간은 늘어났으나 건강한 삶은 오히려 짧아진 것이다.

특히 섬뜩한 지점은 디지털 환경에 대한 분석이다. 하루 평균 11시간 6을 화면 앞에서 보내는 삶. 인스타그램의 좋아요가 슬롯머신과 같은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지적은 우리가 단순히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설계된 자극의 구조 속에 길들여지고 있음을 폭로한다. 편안함은 이렇게 도둑처럼 스며들어 우리의 주의력과 시간을 잠식하고 있다.

 

💡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의도적으로 설계된 불편함

저자는 인간을 도덕적으로 비난하지 않는다. 게으름도,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도 모두 진화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답은 의지력이 아니라 생활 속에 의도적인 불편함을 배치하는 것에 있다.

배고픔을 느껴라: 12~16시간의 공복은 결핍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를 청소하고 더 강력하게 기능하게 만드는 생존 메커니즘을 깨우는 시간이다.

짐을 날라라(Rucking): 인간은 무언가를 지고 걷는 존재다. 45kg의 짐을 지고 걷는 극한의 경험은 역사상 가장 나약해진 인류의 신체 본능을 다시 깨운다.

따분함을 즐겨라: 뇌가 쉴 틈 없이 자극을 찾는 대신,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자연의 고요 속에 머무는 시간은 창의성과 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천연 신경안정제가 된다.

 

마치며: 자발적 불편함이 선사하는 삶의 야성

이 책은 불편함을 예찬하는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편안함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인간을 약하게 만드는지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보고서에 가깝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드러낸다. 적절한 불편함은 인간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묻게 된다.나는 오늘, 얼마나 편안함을 선택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의 대가로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가.”

어쩌면 우리는 더 편해지는 삶을 살면서, 동시에 조금씩 더 무기력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적절한 스트레스와 도전은 우리를 더 강하고, 행복하게 만든다. 삶의 진정한 충만함은 언제나 편안함의 울타리 밖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당신은 어떤 '기분 좋은 불편함'을 선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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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감사 스페셜 에디션 세트 - 전2권
윤슬 지음 / 담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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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오늘은 별일 없었어.”

하지만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걸까. 자꾸, 감사는 그 말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별일이 없었던 하루가 아니라, 의미를 놓친 하루였을지도 모른다고. 이 책의 출발점은 분명하다. 감사는 감정이 아니라 능력이다. 기분이 좋아야 가능한 반응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길러내는 힘이다. 저자는 감사를 습관이 아니라 근력으로 설명한다. 한 번의 다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꾸 쓰고, 돌아보고, 해석하는 반복 속에서 단단해지는 힘이라는 것.

 

책을 펼치면 예쁜 말, 메모해 두고 한 번씩 읽으면 좋을 문장들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그저 작가의 생각이고, 삶에 부여한 의미를 담담히 적어놓은 글이라고 생각하며 넘겼다. 그런데 그 문장들이 어느 순간 나를 멈춰 세운다. 읽고 지나가는 글이 아니라 자꾸 말을 걸어온다. 삶에 대해, 행복에 대해, 그리고 나에 대해.

 

정답만 찾으며 살아온 나에게 이 질문들은 낯설고, 솔직히 조금 불편하다. 설명할 수 있는 명쾌한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책이 품은 넉넉한 여백 앞에 서면 결국 멈추게 된다. 그리고 답을 하게 된다. 남들에게 하지 않던 나의 이야기를 조용히 꺼내게 된다. 이 책은 읽는 순간보다,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한다.

 

감사는 좋은 날에 따라오는 기분이 아니다. 흔들리는 날에도 선택할 수 있는 시선이며, 끝내 자기의 삶을 지켜내는 하나의 방향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감정을 위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석을 훈련시킨다. 특히 오늘의 순간 그래도라는 구조는 인상적이다. 힘든 하루를 억지로 긍정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묻는다. “그래도, 그 안에서 하나의 의미를 찾을 수는 없을까.”

힘들었다. 그래도 버텼다.”

지쳤다. 그래도 해냈다.”

상황은 그대로인데 해석이 달라진다. 그리고 해석이 달라지면 태도가 달라진다. 결국 감사는 현실을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현실을 견디는 힘이다.

 

책을 덮으며 깨닫는다. 우리는 이미 충분한 하루를 살고 있었지만, 그것을 알아보는 능력이 부족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감사는 예쁜 말이 아니라 삶을 지켜내는 태도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 읽고 끝낼 책이 아니다. 자꾸 펼쳐보고, 자꾸 써야 하는 책이다. 한 번의 기록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지만, 반복되는 기록은 결국 삶의 방향을 바꾼다.

 

완벽한 하루는 쉽게 오지 않는다.하지만 다정하게 해석한 하루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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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살리는 정치 어휘 교과서
홍명진 지음 / 뜨인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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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탄핵, 저항권, 필리버스터. 요즘 뉴스에서 매일같이 쏟아지는 단어들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같은 단어를 쓰는데도 서로 전혀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린다.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법치를 말하면서 법 위에 서려 한다. 그렇다면 문제는 사람일까, 아니면 언어일까.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결국 언어의 붕괴에서 시작된다는 문제의식이다.

 

어휘는 어떻게 사건과 만나 실체가 되는가

이 책은 64개의 정치 어휘를 다루지만, 사전적 정의를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단어들이 한국 현대사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였는지를 보여준다. 유신헌법이 삼권분립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그리고 2024123일 밤 느닷없이 선포된 불법계엄이 시민의 일상을 어떻게 위협했는지 하나의 어휘는 하나의 사건과 만나며 비로소 실체를 드러낸다. 계엄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교과서 속 낯선 개념이 아니라,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는 위험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분명하게 각인시킨다.

 

익숙한 개념을 '낯설게' 뒤집는 통찰

특히 인상적인 것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개념을 뒤집는 지점이다. 법치주의의 핵심은 처벌이 아니라 권력 남용을 막는 데 있다는 설명, 필리버스터가 다수의 폭주를 견제하기 위한 합법적 저항이라는 해석은 우리가 얼마나 피상적으로 정치 언어를 소비해 왔는지를 드러낸다. “국민시민의 차이를 능동성과 주체성의 관점에서 구분하는 대목에 이르면, 단어 하나가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까지 바꾼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불편한 공존, 민주주의의 두 날개

보수와 진보를 선악이 아닌 새의 두 날개로 설명하는 부분 역시 오래 남는다. 지금처럼 극단적 언어가 일상을 잠식하는 시대에, 이 문장은 조용하지만 단호한 기준이 된다. 서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긴장 속에서 균형을 만들어가는 관계. 민주주의는 바로 그 불편한 공존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서평을 마치며: 언어라는 나침반을 쥐여주는 일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교실을 떠올렸다.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침묵하거나, 단편적인 정보에 기대 쉽게 극단으로 기울어지는 학생들. 어쩌면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언어의 기준이었는지도 모른다. 무엇이 민주주의이고, 무엇이 그것을 파괴하는 행위인지 구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통 언어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입문서를 넘어선다. 지금의 어른들에게 더 절실한 책이다. 우리는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과연 같은 의미로 말하고 있는가.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언어 위에 세워진다. 그리고 그 언어를 지키는 일은, 결국 시민의 몫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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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피엔스 - 전혀 다른 세상의 인류, 2025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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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슈퍼 AI 시대가 오면 인간은 AI에게 금붕어 취급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장처럼 들리지만, AI가 전 세계 자본과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속도를 보면 마냥 웃어넘기기 어렵다. 포노 사피엔스로 스마트폰 문명의 도래를 예견했던 최재붕 교수의 신작 AI 사피엔스는 이 거대한 변화 앞에서 막연히 불안해하는 95%의 사람들을 위한 미래 준비 설명서.

 

기술 스킬을 넘어 문명의 표준으로

저자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AI는 챗GPT 사용법 같은 단순한 기술 습득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표준 세계관이 디지털 신대륙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과거 스마트폰이 포노 사피엔스를 탄생시키며 삶의 방식을 재편했듯, 이제 AI는 더 빠르고 충격적인 속도로 새로운 문명의 표준을 만들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돈과 사람이 몰리는 방향이다. 엔비디아의 GPU 열풍과 빅테크들의 데이터 주권 전쟁은 AI가 이미 국가 경쟁력과 생존의 필수 엔진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팬더스트리, 시장의 성공 공식을 뒤집다

이 책의 강점은 거대한 담론을 현실적인 비즈니스 사례로 착지시킨다는 데 있다. 저자는 이제 소비자가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브랜드를 함께 만들고 확산시키는 팬덤의 시대, 즉 팬더스트리(Fan+Industry)가 도래했음을 강조한다. 냉동 김밥 품절 대란이나 원소주의 성공 사례는 시장의 문법이 이미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이제 기능보다 경험에 반응하고, 광고보다 공감에 움직이며, 소유보다 참여에 열광한다. 실력 위에 좋은 경험을 디자인하는 능력이 AI 사피엔스 시대의 핵심 역량이 된 것이다.

 

1인 기업의 탄생과 실패 비용의 하락

흥미로운 대목은 AI가 가져온 ()의 진화. 만화가 이현세 작가가 자신의 화풍을 AI에 학습시켜 1인 스튜디오로도 대형 프로젝트를 소화하는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라는 신무기는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실패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누구나 대담한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제 개인은 기술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AI를 도구 삼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주체적인 창조자로 거듭날 수 있다.

 

서평을 마치며: 결국 본질은 휴머니티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의 종착역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으로 향한다. AI 시대일수록 인간에 대한 더 깊은 공부, 즉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감, 서사, 공동체 감각은 여전히 기계가 넘볼 수 없는 인간의 고유 영역이며, K-팬덤의 저력 역시 그 토대 위에서 자라났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나니 질문이 달라졌다. AI를 어떻게 쓸 것인가가 아니라, AI 시대에 어떤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가. 결국 AI 사피엔스AI를 설명하는 기술서를 넘어, AI 이후에도 살아남을 인간의 조건을 묻는 인류학적 보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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