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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트렌드 - 텐션과 사랑이 넘치는 요즘 말 탐구서
정유라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평점 :

2022-85 《말의 트렌드(정유라 지음/인플루엔셜)》
텐션과 사랑이 넘치는 요즘 말 탐구서
저자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맞게 빅데이터를 통해 요즘 말을 수집하고 분석해서 세상의 진실을 찾아낸다.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50대 아저씨인 나에게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소중한 연결 통로가 되었다.
세상을 설명하거나 세상 속에서 생활할 때의 필수 요소가 바로 말이다.
말에는 수명이 있는 듯하다. 시대를 표현하는 알맞은 말들이 탄생했다가도 어느 순간 사라지곤 한다. 지금 시대를 표현하는, 지금 시대의 소통을 담당하는 요즘 말의 사용법을 안다는 것은 요즘 세상을 안다는 말과도 같다.
젊은 세대, MZ 세대를 이해하려면 그들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 단순하게 유행어를 익히고 퀴즈 풀이와도 같은 줄임말을 알게 되면 그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 기성세대의 문법과 다른 언어라고 무시하다 보면 무시당하는 기성세대가 되고 만다. 죽어가는 언어가 아닌 살아있는 언어, 소통하는 언어를 익혀야만 내가 사는 세상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다.

1부에서 저자는 유행하는 말들의 공통점을 제시한다.
암호와 같은 줄임말, 신박한 언어 조합인 하이브리드 언어, 시너지를 내는 관계의 언어인 묶임말, 시대를 읽는 키인 밈해력, 트렌드를 이끄는 해시태그, 클릭을 부르는 새로운 문법인 콘텐츠 제목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다.
별걸 다 줄인다는 별다줄처럼 ‘왜 저렇게 다 줄여서 이야기하나?’ 했지만 저자의 설명을 들으며 하나하나 이해가 되었다. 된찌, 뻐카, 무배, 편도, 삼김, 친추, 영끌, 마통… 우리 일상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상징이다. 오늘의 일상성이 줄임말의 생성과 변화에 촘촘히 스며 있다.
어떤 개인과 집단의 일상을 이루는 언어들을 살펴보면 그들의 일상 풍경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때르메스, 혼밥, 혼술, K-pop, K-방역, 입덕, 덕질, 치믈리에, 맥믈리에, 이모카세, 엄마카세…
접두사와 접미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익숙한 행위에 새로운 차원의 의미가 덧입혀진다. 기존의 행위의 평범함이 새롭게 탄생한 언어의 특별함을 통해 승화된다.
마용성, 에류샤, 네카라쿠배, FAANG, 엑방원, 즈즈즈, 트레블, 에스아…
그들이 속한 장르나 영역의 대표성과 그들 사이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묶인다. 어떤 장르의 묶임말을 안다는 것은 그 세계에 빠르게 입문할 수 있는 열쇠을 획득한 것과 같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충격적 즐거움을 준 말이 바로 ‘2,000원 비싸짐’이다. 이 말은 ‘뼈를 맞았다’라는 말이다. 뼈아픈 소리를 하도 들어서 뼈가 사라졌다는 표현을 왜 ‘2,000원 비싸졌다’라고 할까? 일반 치킨보다 순살 치킨이 2,000원 비싸기 때문이다. ㅋㅋㅋ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언어가 바로 밈이다. 밈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문해력이라면, 이 시대는 밈해력을 필요로 한다.
젊은 세대에 문해력이 부족하다면 우리에게는 밈해력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새로운 세대가 탄생시킨 문화 콘텐츠를 받아들이기 위해 우리가 지녀야 하는 태도는 인내심과 호기심이다.
문해력은 텍스트를 이해하게 하지만 밈해력은 시대를 이해하게 한다.

2부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나 더 이상 사용하면 안 되는 언어들, 신메뉴처럼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언어화되는 사례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증, 호칭, 관계, 심리학, 젠더, 차별, 자본주의, 드라마, 광고 등 우리 사회의 여러 얼굴을 변화하는 언어로 설명한다.
올바른 언어 습관을 갖기 위한 구체적인 훈련법으로, 민감한 단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확인해보길 권한다.
첫째, 이 말에 어떤 계층, 성별, 인종, 국가를 비하하거나 폄하할 의도가 담겨 있지는 않은가?
둘째, 이 말의 반대말이 존재하는가? 그 반대말이 차별이나 혐오를 내포하지는 않는가?
셋째, 이 말의 어원은 무엇인가? -<4부 우리에겐 언어 감수성이 필요하다> 중에서
3부에서는 MZ세대가 자아 표현, 관계, 열광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 습관을 그들의 가치관과 연결하여 이야기한다.
‘취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 MZ세대의 코어 근육 ‘자존감’ / ‘나’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가꿀까? / 행복은 디테일에 깃든다 / 별걸 다 꾸미는 사람들 / ‘이름’을 따라서 놀고 먹고 사는 / 주말은 ‘전체 공개’가 아닙니다 / 모여라 민초단! 공감을 따라 헤쳐 모이다 / 세계관에 지배당하는 자들 / ‘미침’이 부끄럽지 않은 세대 / 자고 하찮은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 다정함이 병인 사람들
당신한테는 벽이 느껴져요, 완벽. 한국은 3면이 아니라 4면이 바다라던데, 알고 있어? 동해, 서해, 남해, ○○야 사랑해. 내가 무슨 기름 쓰는 줄 알아? 경유? 휘발유? 아니, 온리 유. 당신은 베를린이야, 내게 치명적인 독일 수도.
주접 댓글은 적극적이고 강렬한 칭찬의 표현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게 의례적인 선플 대신 발랄하고 격렬한 주접을 퍼붓는다.
MZ세대는 씩씩한 세대다. 그들에게 씩씩함과 솔직함은 매우 중요한 가치다. 그렇게 때문에 에둘러 말하기보다 사이다 발언, 돌직구 같은 정면 돌파를 선호하고, 입에 발린 칭찬은 사양한다. -<3부 MZ세대는 왜 그렇게 말할까?> 중에서

마지막 4부에서 언어 감수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방법을 제시한다.
사물을 공평하게 볼 줄 아는 힘이 올바른 언어 습관을 만든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좋은 언어를 전염시키는 것이다. 더 나은 언어를 유행시키고 흥행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어휘력은 상황과 맥락에 가장 적합한 어휘를 떠올릴 줄 아는 힘이다.
사랑하는 것을 표현하는 어휘에 귀를 기울이고 그 대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저자는 저자는 인상보다 중요한 ‘언상’을 기르자고 당부한다.
좋은 언상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나고 싶다. 나만의 고유한 향기를 풍기는 언상을 지닌 사람으로 자라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자라나다’라는 말을 반복하는 이유는 주의하고 의식하며 정성을 들여 살아가는 것을 인간으로서의 성장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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