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art 250th Anniversary Edition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반)
모차르트 (Mozart) 작곡 / 워너뮤직(WEA)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고등학생때부터 대학 3학년때까지 클래식음악에 빠져 살았었다.

물론 성악하는 친구의 영향도 크긴 했지만, 왠지 클래식음악을 틀어놓고 있으면 뭔지는 몰라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클래식음악에 조예가 깊은 것은 절대 아니었다. 나름 클래식기타나 피아노를 왠만큼 연주할 수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음악을 듣는 귀는 따로 있는 것 같다.

그런 탓에 주위에 클래식음악을 좀 듣는다 하는 사람들의 화려하고도 해박한 음에 대한 분석이나 감상평을 듣거나 보노라면 나의 듣는 귀는 어딘가 좀 이상한게 아닌가 하는 좌절감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 이런 점 때문에 점차 클래식음악은 나와 시나브로 멀어져갔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니, 다시 클래식음악에 빠질 조짐이 보인다.

집안을 뒤적뒤적거려 클래식음반을 찾아 다시 진열하고, 퇴근 후 돌아오면 오디오에 클래식CD를 걸어 놓는다. 하지만 역시 나의 귀는 나아진 것은 없는 것 같다. 그저 모든 음악이 좋게 들리고, 음질이 나쁘면 나쁜대로 다 좋게만 들린다.

사실 나는 모짜르트 음악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모짜르트 음악에 대해 내가 갖는 선입견은 쇼팽이나 베토벤 음악처럼 격정적이거나 박진감도 없고, 쇼스타코비치 음악처럼 재치있지도 않고, 지나치게 완벽하고 너무 부드러워 졸립다는 느낌이었다.

나의 형편없는 듣는 귀의 단점은 바로 이것이다. 아는 것만 듣고 흔한 것만 들어왔던 것의 종점은 바로 이런 형편없는 선입견이었던 것이다. 모짜르트 음악을 다 들어본 것도 아니면서....

우연히 발견한 이 모짜르트 음반세트 덕에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모짜르트 음악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비록 수박겉핥기이기는 하겠지만...

이 음반을 수차례 듣고 나서야 나는 모짜르트의 음악은 졸린 것이 아니라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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