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전하는 신비한 메시지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더난출판사) 1
에모토 마사루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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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별 모양의 예쁜 물의 결정 사진만큼 반짝반짝 예쁜 속지와 사진들로 가득한 책이다.
저자는 인간의 70%를 구성하는 물에 대해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이 책을 냈다.
물의 기억하는 능력과 사랑과 감사를 보여주는 물의 결정 사진을 통해 저자는 인류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자 한다.
 
알다시피 현재 우리 지구는 너무나 많이 오염되었다. 더 편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자연의 자연치유능력은 포화상태가 되었고 심각하게 오염되어가고 있다.
환경오염은 동,식물을 죽이고 이제는 우리 삶마저도 위협받을만큼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는데도 우리는 아직도 이를 바꿀
명확한 해결책을 내어놓지 못하거나 아직도 이를 무시하고 살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물' 을 통해 알려주고자 10여년 이상을, 아니 지금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질적인 것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지 못하다. 그래서 세상에는 온갖 마찰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인간이 인간이라는 전제 아래에서는 어떤 해결 방안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 p.12
 
물은 정보를 전사하고 기억할 수 있다. 바닷물은 바다에서 일어난 모든 생명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빙하는 수백만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를 담고 있을 것이다. 물은 지구를 순환하고 우리의 몸속을 거쳐 온 세상으로 퍼진다. 
만약 물이 기억하고 있는 정보를 읽을 수 있다면 그곳에 장대한 드라마가 새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p.15~16
 
나는 솔직히 종교적이거나 명상적인 것들을 믿지 않는다.
다만 아무것도 아직 증명된 것은 없기에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거나 이해할 수는 있다.
그의 기도로써 깨끗해진 물에 대한 이야기는 완전히 믿기는 어렵지만 그의 여러 시험 결과들이 보여주는 사진들이 있으니
이해하려고는 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가까운 시일 내로 누구나 쉽게 물의 결정을 찍어서 볼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물이 외계에서 날아왔다는 주장은 너무 생소했으나 지구도 여러 폭발로 먼지에서 생겨난 행성이니까
그의 주장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의 불교의 108번뇌 이야기나 원소와 감정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은 너무나 흥미로웠다.
 
아름다운 풍경, 아름다운 말씨, 아름다운 음악을 물에게 들려주면 물은 아름다운 결정을 만든다.
이는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그냥 글씨로 적어 보여주기만 해도 좋은 말씨에는 아름다운 결정을, 나쁜 말씨에는 결정을 만들지 못하는 점이 믿기 어려웠는데
이 또한 저자의 설명으로 납득이 되었다.
 
물이 글자를 읽고 그 의미를 해석해 결정의 모양을 바꾼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 p.23
 
일본에는 말에 혼이 깃들어 있다는 '고토다마' 사상이 있는데, 말하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 p.24
 
종이에 쓴 글자 자체에 그 모양이 발하는 고유한 진동이 있어서
물은 글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진동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략)
성서에는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고 쓰여 있다. 우주가 창조되고 만물이 생성되기 전에 먼저 말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말은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라 대자연에서 자연스럽게 배운 것이 아닐까. (중략)
그런데 나라나 지역에 따라 말이 다른 이유는 왜일까?
이것 역시 원래 말이 자연의 진동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설명이 된다.
살고 있는 장소에 따라 자연환경도 다르기 때문이다. 장소가 다르면 자연이 내는 소리도 다르다.
- p.72~73
 
모든 생명은 물에서 태어나 풍요로워진다.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소도 물이다.
이런 물이 생명의 아름다운 메세지를 가지고 외계에서 날아와 우리 모두를 태어나게 했다는 이야기는 분명 매력적이다.
그리고 만약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가 믿기지 않는다고 해도 사랑과 감사, 이 두 단어만이라도 기억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비효과' 라는 말을 아는가.
중국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나의 사랑과 감사가 얼마나 큰 효과를 불러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르는거니까 더 두근두근하다.
생각만으로 무언가가 변한다는게 말이다.
그리고 궁금하다. 지금 내 몸속 물은 어떤 결정 모양을 지니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가며 나를 기억하게 될지 말이다
 
사랑과 감사로 가득 찬 멋진 세계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불만과 황폐가 꿈틀대며 괴로워하는 세계를 선택할 것인지,
그것은 지금 이 순간의 태도에 달려 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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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다 - 신화 속에 감추어진 기이한 사랑의 이야기들
최복현 지음 / 이른아침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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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신의 형상을 본떠 인간을 만들었다고 했던가..
 
이 책에도 그렇게 인간을 만들어낸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미리 앞을 내다보다' 라는 뜻을 가진 프로메테우스는 예언의 신으로 티탄 신족 이아페토스의 아들이다.
그는 올림푸스의 12신들과 티탄 신족들의 전쟁이 일어났을 때 올림푸스 12신들의 편에 서서 싸워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냈다.
그 후 그는 진흙으로 신의 형상을 빌려 인간을 빚어내었는데 프로메테우스가 그럴듯한 피조물을 만들어낸 것에 대해
최고신 제우스는 질투를 하게 되어 프로메테우스와 인간들을 끊임없이 괴롭히게 된다.
최고신인 제우스가 질투라니... 게다가 아이러니하게도 나중에 제우스는
아내인 여신 헤라를 두고 끊임없이 아름다운 인간여자들과 바람을 피운다.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왜 인간을 만들어낸 신이 올림푸스 최고신인 제우스가 아니고
올림푸스와 대적하던 티탄 신족 중, 올림푸스 신들의 편에 선 티탄족인 프로메테우스일까?
그리고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을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위해 제우스의 불을 훔쳤다는 이유로
(나중에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독수리를 죽이기 전까지) 산채로 독수리에게 간을 파먹히는 벌까지 받는다.
 
제우스는 어쩌면 자신은 완벽한 최고신이기 때문에 더이상 무언갈 창조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의 종족을 버리고 올림푸스 신을 택함으로써 자신에게 결여된 무언가를 충족시킬 대상이 필요했을 것이다.
어쩌면 외로웠을 수도 있고, 일말의 죄책감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올림푸스 신들에게 속하고 싶은 갈망이 그에게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만든 인간때문에 제우스 신에게조차 미움을 받는다.
그런 그의 갈망이 인간에게 전해져 인간들은 항상 신을 찾고 신처럼 되고자 갈망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어쩌면 뒤바뀐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항상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왔고
다윈의 진화론이나 성서의 일주일간의 천지창조 등 많은 탄생에 대한 신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전해온다.
이 책에 나오는 그리스 신화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가 신을 닮은 게 아니라 우리를 닮은 신들의 이야기를 창조해낸 것이다!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 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를 믿음으로써 우리는 우리 존재의 가치를 발견한다.
 
이 책에는 우리가 한번쯤은 읽어본 듯한 신들의 19가지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다.
애증과 질투 속에 처참하게 끝나는 사랑이야기도 있고, 순수하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들도 있다.
우리들처럼 사랑하고 질투하고, 또 배신하는 신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우리네와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인다.
이는 신들을 격하하는게 아니라 우리와 좀 더 친숙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매미로 변한 티토노스나 아폴론을 거절한 이유로 저주를 받은 시빌레와 카산드라, 그리고 제우스의 바람기로
그의 아내 헤라에게 저주를 받은 사람들 이야기는 완벽해야할 신들도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찌보면 신들의 질투는 인간들보다 더 끔찍하고 더 잔인하다. 그리고 우리만큼 어리석은 일들도 많이 저지른다.
신화 속의 사랑이야기는 아름답게 표현되어 재미있지만 사실 그 내용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많다.
조카와 결혼을 한다던가, 아버지의 원수를 사랑한다던가, 어머니와 결혼하고 혹은 오빠와 결혼한다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들 말이다.
나는 어둠의 군주 하데스의 부인이 된 페르세포네의 아버지가 그녀의 어머니 데메테르의 남동생인 제우스인줄 몰랐다.
또한 트로이전쟁을 일으킨 세 여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어리석은 논쟁부터 시작해서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에 대한 이야기는
몇번이나 읽어도 결코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트로이가 함락된 후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는 다시 남은 생애를 함께 했다.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를 보자 메넬라오스는 차마 그녀의 배신을 벌할 수가 없었다.
남자란 존재는 아름다운 여자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인지, 그 또한
'여자의 과거는 용서할 수 있어도 못생긴 건 용서할 수 없다' 는 요즘 말처럼 그녀를 다시금 아내로 받아들였다.
 - p.97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 수많은 신화들 중,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신화 중에 하나이다.
이는 수많은 책들과 영화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수많은 영웅담이나 신들의 특별한 능력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우리네와 별로 다를바 없는 사랑과 이별을 겪는 신들의 모습에 친숙함을 느껴서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여러 이야기 중 특별히 신들의 사랑이야기만을 모아 놓은 이 책 속에는 여기저기 아름다운 여러 삽화들도 있어,
이야기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나는 앞쪽에 있는 아름다운 삽화 중 포도주를 마시는 어린 디오니소스 의 몽롱한 표정이  
앞으로 읽게 될 변덕스럽고 신비롭고 아름다운 신들의 사랑을 잘 표현하는 그림처럼 보였다.
 
일단, 익숙하고 흥미롭고 재미있다, 한번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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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효, 세상에 감성을 입히다 - 옷 짓는 남자의 패션라이프 스토리
장광효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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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책이라고 해서 패션에 대한 조금은 어려운 책일까 해서 조금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책을 펼쳤다.
옷, 스타일에 대해 조금은 배울 점이 있을까 싶어 택한 책이긴 했지만 나는 패션에 대해 엄청 무지한 사람이기 때문에
스타일에 대한 어려운 용어들이 난무하면 알아듣지 못할 경우가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옷이 아닌 글로써 만나는 디자이너 '장쌤' 에 대한 기대감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걱정에 비해 책은 너무도 쉽게 읽혔다.
이 책은 패션에 대한 이야기보단 '장광효' 라는 한 사람의 삶과 인생관, 그 분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부분은 시간순으로 나열된 이야기 속에 가끔은 그 분에게 영향을 끼친 중요한 지인이나 사건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그 분의 패션에 대한 정열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이전까지 내가 아는 장광효 선생님은 디자이너가 아니라 인기드라마 '안녕, 프란체스카' 에서 빨간스카프 아주머니를 짝사랑하는
조금 엉뚱한 디자이너 연기자 '장쌤' 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본래의 유능한 디자이너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흔히들 성공한 사람이 대부분 그렇듯 그 역시 항상 탄탄대로의 성공의 길로만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그 또한 사업이 부도가 나서 지하사무실에서 몇 년간 고생한 적도 있고, 그동안 소중히 보관해오던 앤틱가구들을 화재로 잃기도 했다.
좌절에 좌절을 거듭하면서도 그가 다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난을 극복하는 방법이었다.
고통을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다음 성장을 위한 준비라고 받아들이고 겸손해져라
이것이 그가 실패를 통해 배운 귀중한 지식이다.
 
책에서도 하는 말이지만, 아무도 가지 않은 길,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기란 정말 쉽지 않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앞으로 그 길에서 그 자신이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장광효 선생님은 누구도 가지 않았던 남성복 디자이너로의 길을 얼마나 힘들게 닦아놓았는지 알 수 있다.
요즘은 어딜 가도 멋들어진 남자들이 많다. 나도 여자인 나보다 더 신경써 옷을 입는 남자들을 많이 봐왔다.
지금은 남자도 패션에 신경쓰는게 당연하고 여성복만큼 옷감과 색상이 다양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장광효 라는 한 선구적 디자이너의 노력이 있었다. 
 
마지막은 한국에서 디자이너로서 성공하기 어려운 점을 외국과 비교하며 토로하며 그 아쉬움과 함께
한국 패션의 발전을 바라며 끝을 맺고 있다.
서구적 패션을 무조건 신봉하기 보다는 논리적으로 서구의 패션과 감각을 존중하는 이유와 함께
우리나라의 고유미의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그의 모습은
화려한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일상을 사랑하는 그의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책을 읽기 전 디자이너란 나와는 굉장히 먼 곳에서 살아가는 일반사람과는 다른, 별세계의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번 책에서 보게된 평소의 일반적인 생활 모습이나 무대에서의 모습,
옷을 만드는데 고뇌하는 그 모습들에 대해 알게되자 그 생경한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성공한 사람으로서의 자신감과 여유가 느껴지는 글들 읽다보면 조금은 '뭐 이런 잘난척이 다 있어'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 분의 이력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만큼 '최초'를 이루어낸 사람이라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그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장광효 선생님의 이런 점은 또다른 매력이었다.
이런 솔직함은 작은 따옴표 안에 그의 속마음을 전하는 글의 표현력도 한 몫 했다.
 
장광효 선생님의 솔직한 삶과 패션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내 꿈은 디자이너는 비록 아닐지라도
삶에 있어서 어느 한 부분에 몰입하고 즐기는 법을 조금은 알 수 있게 된 듯 하다.
 
디자인이란 떠오르는대로 한 번에 휙 그리는 게 아니다.
문화적 비평이며, 문화의 형태를 말하는 일이고 사회, 정치, 걍제적 삶의 실화 소설이다.
- p.30
 
파리지앵의 멋의 비밀을 알아냈다. 멋스러움의 비밀은 다름 아닌 '스타일'이었다.
살아 있는, 생기 넘치는 바로 그 '스타일' 에 있었다. (중략) '패션은 그저 하나의 동떨어진 개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커다란 문화 안에 담긴 많은 의미를 옷이라는 매개를 통하여 표출해내는 것이구나.'
- p.42~43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버리는, 즉 자기 파괴 과정이 있어야 한다.
기존에 이룬 성과에 안주하다 보면 새로운 도전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 p.60
 
나이가 들어서 세상의 이치를 조금씩 이해하고 마음이 넓어지는 것은 좋으나
매사에 크게 좋거나 싫은 것이 하나 둘 없어지는 것은, 때로 안타깝고 눈물겹다.
(중략) 나는 여행을 하면서 국제적인 스타일이 따로 존재한다는 생각이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은 한 땀씩 동시에 떠가는 '스타일의 레이스' 다. 그 레이스가 겹겹이 모여서 세계가 이루어진다.
 - p.11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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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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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면장선거> 등에서 유쾌한 의사 이라부로 웃음을 주었던 오쿠다 히데오의 책이라 많은 기대로 책을 폈다.
물론 이번 책에도 역시 그의 해학적이고 유쾌한 면이 드러난다.
그의 글을 읽으면 즐겁기도 하지만 역시나 좋은건 곳곳에 그가 유쾌하고 혁신적인 사람이라는 점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물론 글로서 한사람을 평가하는 건 성급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나는 믿는다.
 
이번 책 <마돈나> 에는 5개의 단편이 나온다.
 
첫번째 마돈나에서는 정기 인사이동으로 영업3과에 새로 들어온 신입 구라타 도모미에게 과장인 오기노 하루히코가 반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과장인 하루히코는 결혼도 했고 이미 마흔 살도 넘은 중년아저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고 상냥하고 착한 부하직원에게 반한 하루히코는 하루하루 그녀에 대한 상상으로 즐거워하기도 하고,
다른 부하직원인 야마구치에게 질투를 느껴 상사로서의 권리를 이용해 견제를 하기도 한다.
부하 여직원에 대한 상상, 참 엉큼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그가 참 어이없고, 철없는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한다.
자칫하면 바람으로 번질 수도 있는 일을 참 재미나게 대응하던 그의 아내가 참 멋지다.
 
두번째 이야기 댄스에서는 꿈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날 영업4과 과장인 요시오는 아들 슌스케가 춤을 추느라 대학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자신도 예전에 음악에 대한 꿈을 가진 적이 있으면서도 현실에 안주하며 사느라 자신의 꿈같은건 잊어버리고
아들의 결정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
게다가 회사에서도 회사와 타협하지 않고 자기만의 페이스를 지키는 독불장군 동기 아사노 때문에도 고민이다.
승진이나 상사에게 아부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아사노.
요시오는 그런 아사노를 탐탁지 않아 하면서도 부러워한다.
 
모험하지 않는 인간은 모험하는 사람이 밉다. 자유를 선택하지 않은 인간은 자유가 밉다. - p. 132
 
"넌, 참 멋지다." 위스키를 단숨에 마시며 요시오가 중얼거렸다. "한 마리 늑대처럼 유유히 잘 살고 있으니까."
"그렇지 않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할 뿐이야." 아사노가 조용하게 말했다.
(중략) "출세할 가망이 없는 사람들끼리는 사이가 좋은 법이야." (중략)
"춤추지 않는 사람도, 한 명쯤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
- p.144
 
첫번째와 두번째 모두 역시 남자들의 갈등답게 그 해결 방법으로 역시 결투가 이루어진다.
그 화해 과정이 참 단순무식하면서도 엉뚱해서 웃음이 난다.
 
세번째 이야기는 총무는 마누라 라는 우스운 제목의 이야기다.
과장후보로 내정되어 있는 히로시는 회사관례대로 치열한 영업부에서 2년간 총무부 제4과장의 일을 맡게 된다.
그곳에서 회사의 이익이 아닌 총무부의 쌈지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고 이를 개혁하고자 한다.
글을 읽다보면 누가 나쁜지를 따지기 보다는
은근히 남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히로시의 맘을 돌리기 위해 어떠한 행동도 서슴치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정말이지 눈물겹도록 우습기만 하다.
 
적어도 마누라와 총무는 적으로 만들면 안 된다고 하잖아요. - p.177
 
유럽 공장을 만든 매니저는 접대비를 물 쓰듯 쓰고, 마침내는 파리 사교계에 이름을 날리게까지 되었다.
그 사람이 현재의 상무다. 돈을 쓰는 방법이 문제인 것이다. 이는 그 사람의 그릇 크기를 말해준다.
반대로 지금의 총무부는 뭔가. 작은 개인 상점과 결탁하여, 사소한 부를 착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부정까지도 쩨쩨하다. 나는 이 쩨쩨함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
- p.193
 
"능력 없는 놈들은 집에서 걸레질이나 해라, 밖에서 일하는 것은 나 같은 유능한 인간들이다,
그렇게 정해버리는 것이 능력주의자야. 바로 당신 같은 사람."
- p.216
 
4번째 이야기는 유능한 개혁적인 여자 보스와 구닥다리 세대로 밀려난 시게노리라는 부하직원의 충돌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시게노리가 무조건 여자라고 보스의 말에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미소와 여유있는 태도를 잃지않는 여자 보스, 그녀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무언가 께름직한 시게노리.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보스의 비밀, 여기서 그는 슬며시 미소를 짓는데, 과연 그녀의 비밀은 무엇일까?
 
요코는 결코 쌀쌀맞은 느낌은 아니었다. 사람의 눈을 보고 이야기하고, 입가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거리낌 없이, 예스와 노를 확실하게 말한다. 그런데 위화감이 있었다. 요컨대 빈틈이 없는 것이다.
 - p.246~247
 
마지막 다섯뻔째 이야기는 토지개발회사의 골칫거리 '미나토파크' 를 부흥시키는 프로젝트를 맡고있는 노부히사의 이야기다.
그는 나름대로 그곳이 조용한 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회사 방침 때문에 성과를 보이기 위해 일을 하던 중
매일 조용한 미나토파크 내의 휴식공간 파티오에서 독서를 즐기는 노인을 만난다.
그리고 그 노인과 아버지의 모습이 겹치면서 언제부터인가 그 노인을 신경쓰게 된다.
'미나토파크' 의 부흥이벤트로 시행한 바자회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전보다 북적해지는데는 성공했지만 사라진 노인.
노인은 어떻게 된 걸까?
 
또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텃밭을 빼앗기려 하고 있다. 노인의 즐거움을 너무나도 간단히.
(중략) 그런 것이다. 아버지는 불평을 할 권리도 없다. 그리고 오효이 씨도. 세상이 이래도 좋은 것인가.
노인에게는 기득권이 있는 것이다. 오래 살아온 인간의, 그곳에 있어도 좋은 권리
- p.349
 
나는 아직 사회 경험이 많지 않아서 아직 그런 갈등들이 직접적으로 느껴지거나 어떠한 것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각 이야기마다 저마다 생각할 거리가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딱히 모든걸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직장이나 사회에서의 여러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웃음을 주는 그만의 유머가 좋다.
개인적으로 나는 두번째와 다섯번째 이야기가 특히 따뜻하고 좋았다.
다른 사람들도 재미있고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한 그의 이야기에 빠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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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 아이비리거 이유진의 매력만점 뉴욕 에세이 알면 보인다
이유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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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맨질맨질'
무슨 소리냐고? 바로 책 표지의 감촉이다.
책을 읽으면서 무의식적으로 책을 잡은 오른손으로 뒷표지를 만지작거리며 읽었는데
그게 참 기분이 좋았다.
또한 화사한 노란색이 도드라지는 표지와 오렌지색 속지, 그리고 곳곳에서 반기는 레몬색과 밝은 핑그색의 원들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기분을 더 상쾌하게 해주었다.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과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고
이 책도 딱 그렇게 보기 예쁜 책이라 더 맘에 드는 책이었다.
 
이 책은 일반 영어교육교재라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내가 보기엔 미국안내책, 특히 뉴욕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책이다.
저자의 말대로 실제 뉴욕에서 자주 쓰이거나 유용한 표현들을 뉴욕의 명소나 인물, 뉴욕의 문화 등과 함께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직접 겪었던 일이나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 등과 함께 적절히 유용한 정보들(싸이트주소 등)을 알려줘서 실제적으로 뉴욕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는 책이다.


다만 이 책의 분류가 영어교재로 구분이 된 것은 조금 잘못된 것 같다.
총 33장을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소개하며 각 장마다 주요단어와, 회화 몇 개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교재가 된다고 생각치 않아서이다.
하지만 여행에세이 쪽 분류로 굳이 나눈다면 저자만의 독특한 개성이 훌륭한 멋들어진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유용한 영어공부는 물론 뉴욕에 대한 다양한 지식까지도 함께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는 저자의 주관적 생각들도 거의 대부분은 편견없이 알려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좋았다.
(여기서 거의 대부분이라고 한 것은 몇 몇 부분에서는 반쯤만 공감한다는 뜻으로, 예를 들어 반일감정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나타난 부분이 있는데 이는 일본에 대해 대부분의 나라가 반일감정을 갖는데도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나는 그 말에 동의하는 편이지만, 미국에 대한 반미감정도 그와 비슷하다고 본다. 딱히 일본만 그렇다고 하기는 보기 어려워서 나는 반쯤만 공감한단 뜻이다.)
 
사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중반쯤 읽을때까지 이 책의 저자가 여성분인 줄 알았다
그 이유는 책의 곳곳에 나오는 미드 "섹스 앤 더 시티" 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다. 
물론 "섹스 앤 더 시티" 가 여자만 보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이를 즐겨보고 아는 남자는 내 주변에 거의 없다.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부분은 각 장의 NY style'이럴 때 뉴요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라는 부분이었다.
NY style 에선 각 장에서 두른 뉴욕의 문화 중 좀 더 집중해서 알려줄 부분에 대해 실용적 표현들이나 여러 비교 등을 보여준 곳인데
실제 뉴욕의 모습이 가깝게 느껴져서 좋았고, '이럴 때 뉴요커..." 부분은
재미있는 뉴욕사람들의 특징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특히 뉴요커의 특징 중 하나로 '브루클린' 에 가는 것은 여행으로 간주된다. (p.157) 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미드 '섹스 앤 더 시티' 에서도 엿볼 수 있다.
드라마 여주인공 중 한명인 미란다는 나중에 결혼해서 교외(브루클린)로 나가 살게 되는데
처음에는 그것을 엄청나게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교통도 불편하고 시골이라는 것이다.
캐리나 사만다도 미란다네 집에 찾아가는 것을 엄청난 시간이 드는 여행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곳곳에 보이는 저자의 유머감각은 글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동성애자에 대한 특별한 느낌을 겪은 일이나 (p.90~94) 뉴욕의 깐깐한 법집행 때문에 여러 황당한 일들에 각종 벌금이 부과되는 사례를 이야기해주며 벌금에 대처하는 표현들을 알려준 부분이 있는데 그 3번째 방법은 웃음이 보면 작가의 고집이 느껴져 웃음이 난다. (p.219)
또, 저자가 가벼운 얘기만 하는게 아니라는건 11장, 우리나라 고은 시인에 대한 이야기나, 21장, 뉴욕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면 되고, 또 13장,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나 뉴욕에 있는 여러 나라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곳곳에는 뉴욕사랑과 더불어 한국에 대한 저자의 애정도 엿볼 수 있다.
각 장마다 적절한 사진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데, 2장 불친절한 인상의 뉴욕사람들을 보여주는 사진 중 해골모양이 그려진 티를 입은 흑인사진과 그 2장 뒤 빵집사진에서 왼쪽에 안경쓴 청년을 보면 그 사진을 찍고 나서 꼭 얻어맞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또 7장에서는 저자, 혹은 사진사의 이상형에 대한 모습도 엿볼 수 있어 공연히 즐거웠다.
 
이 책을 다 읽는다면 정말이지 뉴욕에 당장 달려가 이 책에 적힌대로 실습해보고 경험해 보고 싶은 맘이 든다.
당장 그럴 수 없다면 저자가 알려준 브루클린 식물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비디오 투어 영상을 보거나 (p.184)
뉴욕공립도서관에 전화를 해보는 일을 먼저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당장은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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