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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알면 영어가 보인다 - 아이비리거 이유진의 매력만점 뉴욕 에세이 ㅣ 알면 보인다
이유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맨질맨질'
무슨 소리냐고? 바로 책 표지의 감촉이다.
책을 읽으면서 무의식적으로 책을 잡은 오른손으로 뒷표지를 만지작거리며 읽었는데
그게 참 기분이 좋았다.
또한 화사한 노란색이 도드라지는 표지와 오렌지색 속지, 그리고 곳곳에서 반기는 레몬색과 밝은 핑그색의 원들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기분을 더 상쾌하게 해주었다.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과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고
이 책도 딱 그렇게 보기 예쁜 책이라 더 맘에 드는 책이었다.
이 책은 일반 영어교육교재라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내가 보기엔 미국안내책, 특히 뉴욕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책이다.
저자의 말대로 실제 뉴욕에서 자주 쓰이거나 유용한 표현들을 뉴욕의 명소나 인물, 뉴욕의 문화 등과 함께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직접 겪었던 일이나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 등과 함께 적절히 유용한 정보들(싸이트주소 등)을 알려줘서 실제적으로 뉴욕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는 책이다.
다만 이 책의 분류가 영어교재로 구분이 된 것은 조금 잘못된 것 같다.
총 33장을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소개하며 각 장마다 주요단어와, 회화 몇 개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교재가 된다고 생각치 않아서이다.
하지만 여행에세이 쪽 분류로 굳이 나눈다면 저자만의 독특한 개성이 훌륭한 멋들어진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유용한 영어공부는 물론 뉴욕에 대한 다양한 지식까지도 함께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는 저자의 주관적 생각들도 거의 대부분은 편견없이 알려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좋았다.
(여기서 거의 대부분이라고 한 것은 몇 몇 부분에서는 반쯤만 공감한다는 뜻으로, 예를 들어 반일감정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나타난 부분이 있는데 이는 일본에 대해 대부분의 나라가 반일감정을 갖는데도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나는 그 말에 동의하는 편이지만, 미국에 대한 반미감정도 그와 비슷하다고 본다. 딱히 일본만 그렇다고 하기는 보기 어려워서 나는 반쯤만 공감한단 뜻이다.)
사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중반쯤 읽을때까지 이 책의 저자가 여성분인 줄 알았다
그 이유는 책의 곳곳에 나오는 미드 "섹스 앤 더 시티" 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다.
물론 "섹스 앤 더 시티" 가 여자만 보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이를 즐겨보고 아는 남자는 내 주변에 거의 없다.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부분은 각 장의 NY style 과 '이럴 때 뉴요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라는 부분이었다.
NY style 에선 각 장에서 두른 뉴욕의 문화 중 좀 더 집중해서 알려줄 부분에 대해 실용적 표현들이나 여러 비교 등을 보여준 곳인데
실제 뉴욕의 모습이 가깝게 느껴져서 좋았고, '이럴 때 뉴요커..." 부분은
재미있는 뉴욕사람들의 특징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특히 뉴요커의 특징 중 하나로 '브루클린' 에 가는 것은 여행으로 간주된다. (p.157) 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미드 '섹스 앤 더 시티' 에서도 엿볼 수 있다.
드라마 여주인공 중 한명인 미란다는 나중에 결혼해서 교외(브루클린)로 나가 살게 되는데
처음에는 그것을 엄청나게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교통도 불편하고 시골이라는 것이다.
캐리나 사만다도 미란다네 집에 찾아가는 것을 엄청난 시간이 드는 여행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곳곳에 보이는 저자의 유머감각은 글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동성애자에 대한 특별한 느낌을 겪은 일이나 (p.90~94) 뉴욕의 깐깐한 법집행 때문에 여러 황당한 일들에 각종 벌금이 부과되는 사례를 이야기해주며 벌금에 대처하는 표현들을 알려준 부분이 있는데 그 3번째 방법은 웃음이 보면 작가의 고집이 느껴져 웃음이 난다. (p.219)
또, 저자가 가벼운 얘기만 하는게 아니라는건 11장, 우리나라 고은 시인에 대한 이야기나, 21장, 뉴욕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면 되고, 또 13장,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나 뉴욕에 있는 여러 나라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곳곳에는 뉴욕사랑과 더불어 한국에 대한 저자의 애정도 엿볼 수 있다.
각 장마다 적절한 사진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데, 2장 불친절한 인상의 뉴욕사람들을 보여주는 사진 중 해골모양이 그려진 티를 입은 흑인사진과 그 2장 뒤 빵집사진에서 왼쪽에 안경쓴 청년을 보면 그 사진을 찍고 나서 꼭 얻어맞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또 7장에서는 저자, 혹은 사진사의 이상형에 대한 모습도 엿볼 수 있어 공연히 즐거웠다.
이 책을 다 읽는다면 정말이지 뉴욕에 당장 달려가 이 책에 적힌대로 실습해보고 경험해 보고 싶은 맘이 든다.
당장 그럴 수 없다면 저자가 알려준 브루클린 식물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비디오 투어 영상을 보거나 (p.184)
뉴욕공립도서관에 전화를 해보는 일을 먼저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당장은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