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최순우의 한국미 산책, 개정판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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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전은 영주 부석사의 금당이다. 얼마전 영주 부석사를 찾은 이유도 바로 이 책때문이었다. 도대체 무량수전이 얼마나 아름답기에... 도대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서서 무엇을 느낄 수 있는지... 일단은 찾아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찾아갔고 무량수전을 바라보았으며 거기 그 배흘림기둥을 만져보았다. 안타깝지만 우리문화유산에 대한 속깊은 사랑이 없이는 느낄 수 없는 저자만의 그 깊은 울림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배흘림기둥이라 함은 아래쪽은 가늘고 중간부분은 굵으며 위로 올라가면서 다시 가늘어지는 형태의 기둥을 말한다. 그리고 민흘림기둥이 있다. 민흘림기둥은 아래쪽은 굵고 위로 올라가며 가늘어지는 형태다. 배흘림기둥이 구조상으로 안정과 착시현상을 교정하기 위한 수법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나같은 초보자가 보기에는 솔직히 민흘림기둥쪽이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주관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말한적이 있는데 지인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었다. 최순우 선생께서 느끼는만큼 우리도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는거라고... 우리문화를 공부하는 분이니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당연하다 싶으면서도 책 한권을 빌미로 아직 잘 알지도 못하는 문화유산에 대해 그토록이나 심오한 경지를 욕심낸다는 것이 왠지 부담스럽기도 했다. 어찌되었거나 일단 읽기 시작한 것이니 책장을 넘겨보기로 했다. 그런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장 한장을 넘긴다는 게 그리 쉽진 않았다. 나름 우리문화유산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보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왠만하면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집중을 하지 않으면 그리고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은 여지없이 막혔다. 더딘 진도때문에  책을 덮어버리고 싶던 순간도 사실은 많았다. 

늣늣이, 맵자하다(모양이 제격에 어울려서 맞다), 소산하다(흩어져 사라지다)... 이런 표현을 만난다는 게 신비롭기까지 했다. 그리고 집에 변변한 국어사전하나 없다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이 기회에 제대로 된 국어사전을 하나 장만해야겠다는 다짐도 해 보면서... 저자만의 표현법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얼만큼의 사랑을 필요로 했을때 저만큼의 커다란 의미를 담은 표현을 쓸 수가 있는 것인지. 필자가 본 우리문화유산은 정말 대단했다. 무심코 지나쳐 갈 수 있는 소소한 것까지 필자의 눈에는 소중한 것으로 비쳐졌다.  무엇을 이렇게 그리고자 한 계산도 없고 또 그런대로 따지고 봐도 별로 서운한 구석도 없어 보이는 점에 오히려 마음이 쏠린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473쪽)  필자가 백자 풀무늬 편병을 보고 한 말이다. 그런데 무식한 내가 보아도 정말 보잘 것 없어 보인다. 그림도 조악해보이고 백자라고는 하지만 세월탓인지 흰빛이 흐르지도 않는다. (물론 백자라고해서 흰빛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깊은 사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말이다. 백자 용무늬 항아리는 또 어떤가! 잘 빚은 항아리에 마치 어린아이가 되는대로 그림을 그려넣은 듯한 모양새를 보고도 필자는 그림을 그린 사람이나 그릇을 쓰는 사람이나 마음이 모두 함께 천하태평이었다고 한다. 그리해서 멋을 만들고 멋을 즐길 줄 아는 복받은 족속이 한국 민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청자 모란구름무늬학 베게,백자 구름무늬 베갯모... 나는 청자나 백자로도 베개를 만들며 베갯모를 만들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목침은 있다. 나 어릴적에 할아버지께서 베고 누우셨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청자 베개라니! 거기다 백자 베갯모라니!  물론 이것을 상용하지는 않았겠으나 우리의 선조들은 모든것들을 생활속에 녹아들게 했다는 말도 되겠기에 하는 말이다. 작은 기왓장에도 여러가지 무늬를 새겨넣어 자연과의 합일점을 찾기도 했지만 그것으로 자신들의 염원을 표현하기도 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웠다. 공예품이나 탈을 통해, 그리고 여성들의 자수병풍을 통해 한국의 미와 얼을 느낄 수 있었던 필자의 안목에 존경심마져 인다. 도자기를 보고 살결의 감촉이라 표현했으며 온돌방이나 장판을 통해 한국의 맛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  회화나 전통건축을 바라보는 필자의 시선은 정말 깊다. 이렇다저렇다 설명을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사랑을 표현해놓았다는 것이 정말 기가막힐 뿐이다.

일제시대 진고개의 어느 일본인 골동품 가게 안채에 참기름을 팔러 온 개성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는데, 골동상 주인 사나이가 무심코 내실에 들어왔다가 기름이 담긴 백자병을 보고 기절할 뻔했으니- (중략) 그 기름장수 아주머니는 단돈 5원에 팔고 좋아라 하면서 돌아갔고 그것을 산 일본 사람은 수전증 난 사람처럼 와들와들 떨었을 것이다. 그 뒤에 병의 때를 빼고 광을 내서 놀라운 값에 팔아 넘겼는데 간송 선생이 이것을 사들일 때는 1만원이 넘었다고 한다. (511쪽) 바로 그 기름병이 백자 국화무늬 병이었다는 말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해외로 빼돌려진 우리문화유산들이 하나씩 돌아오고 있는 현실속에서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세계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는 우리문화유산들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와 과연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어찌된 일인지 우리문화유산의 대단함은 정작 우리손을 벗어나서 더 많은 가치와 의미를 부여받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우리것이기에 소중한 것을 모른다는 말일까?  얼마전 고려불화전을 국립박물관에서 보았다. 스님의 해설로 만나는 불화 한 점 한 점이 내 가슴 한쪽에 응어리처럼 박혀들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말로만 듣던 고려불화는 정말 대단했었다! 

책장을 덮기전에 최순우선생의 안타까움이 베어있는 글을 다시한번 읽어본다. 고래로 우리나라 정원에는 작고 큰 과목들과 활엽수들이 자리를 잡아서 봄이면 변화있는 신록과 꽃, 여름이면 풍성한 녹음과 열매를 맺고 가을이면 다시 홍엽, 그 뒤를 이어 겨울이면 빈 가지의 소산한 숲의 아름다움 속에 설경을 즐겼다. 분별없는 무딘 눈과 분별없는 무딘 손들이 조상들의 명원을 송두리째 뒤덮고 유치한 왜식의 손길이 이것을 함부로 더럽히는 것을 날마다 바라보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확실히 불행한 일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좋은 안목을 지닌 사색하는 눈들이 우리의 명원들을 건사하고, 좋은 손을 가진 원정(정원사)들이 흥겨워서 우리 정원의 혼탁한 때를 벗겨줄 때가 되면 우리 후원 별당에 겨울 한밤 내 다시 촛불이 밝혀질 것인가. (87쪽) 
언제쯤이면 우리도 우리문화유산에 대한 사랑의 깊이가 깊어지려는지... 선생과 같은 안타까움을 느끼는 사람이 적어지는 날, 그런 날이 오기는 올까?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만들어놓는다고해서 그것이 복원은 아니라던 말이 새삼스럽게 울림을 전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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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반한 우리 미술관 - 풍속화에서 사군자까지 우리 옛 그림 100 한눈에 반한 미술관
장세현 지음 / 거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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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옛그림을 다시보면서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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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반한 우리 미술관 - 풍속화에서 사군자까지 우리 옛 그림 100 한눈에 반한 미술관
장세현 지음 / 거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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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술, 아니 미술이라는 말은 말만으로도 머리아프다. 그림에 취미가 있어 갤러리를 찾아다니며 볼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아니니. 학창시절에 미술시험을 이론으로 본다고 하면 한숨부터 나왔던 기억이 난다. 시대적인 장르부터  연대별로, 인상파니 추상파니 하며 요상한 그림을 들이대는데는 두 손 들었다. 차라리 그냥 수채화 한점 그려내는 것이 더 속편했다. 얼마전 과천 현대미술관을 들러 볼 기회가 있었다. 그림도 보고 조각도 보고 나름 열심히 관람하다가 인솔했던 교수님께 한 작품에 대해 여쭈어보니 대답이 참 명언이다. 무슨 뜻인 줄은 나도 모르지요. 단지 자신이 보고 좋다고 느끼면 그것으로 족한거랍니다... 어쩌면 있는 그대로를 보고 느끼기 보다는 무언가 다른 게 있을 거라는 선입견부터 생겨나는 까닭에 작품을 본다는 것에 대한 울렁증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모든 걸 차치하고 우리 미술이라는 말은 왠지 가까운 듯 하면서도 꽤나 멀게 느껴진다. 수묵담채화를 보면 묵직한 무엇과 마주한 느낌이고, 민화나 풍속화를 보면 왠지 가벼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에 기준을 두고 봐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는 말이다. 우리 문화를 공부하자면 필수적으로 한국의 회화를 보게 되니 그냥 스쳐지날수도 없고 해서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책이 없을까 헤매다가 찾게 된 책이 이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우리 옛그림에 대한 설명을 세세하게 해준다.  화자의 말투가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식이다보니 더 가깝게 다가온다. 아이들이 보는 걸 무슨 어른이 보냐고 할 수 있겠지만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어려울수록 쉽게 풀어 설명하는 쪽이 처음 접하는 이에게는 훨씬 수월하다. 우리 문화라고해서, 혹은 우리 문화재라고해서 어려운 한자나 고전용어만을 앞세울 필요는 없을테니 말이다. 그런데 정말 한눈에 반할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한가지 좋은 점은 우리 미술이다보니 어디선가 한번씩은 보았던 그림이라는 거다. 책장을 넘기면서 열심히 설명을 듣다보면 어, 이건 전에 어디서 본건데... 하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하다못해 지금은 많이 볼 수 없는 연하장이나 카드를 통해 만나 보았던 그림도 꽤나 많다. 그러니 그다지 멀리 있는 그림만은 아니다. 

들어가면서 우리의 옛그림을 보기 위해 필요한 다섯가지를 알려준다. 첫째, 우리 옛그림은 보는 그림이면서 동시에, 읽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시험에 붙으라고 엿을 사주는 것처럼 그림을 보는 동시에 그 그림이 의미하는 것까지 읽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 우리 옛그림은 우리가 보통 보아오는 서양의 그림과는 보는 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글을 쓸 때나 읽을 때 우리에게 익숙한 가로쓰기나 왼쪽에서 오른쪽을 읽어가는 방식과는 다르다.  우리의 선조들은 서양과 반대로 글을 쓰고 읽었기 때문에 그림 역시 그렇게 봐야 제 맛이 난다는 말이다. 셋째, 우리 옛그림에는 익살과 해학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 익살과 해학이 수많은 전란을 겪어 온 어려움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기 위함이었다고 하니 호랑이가 담뱃대를 물고 있는 그림을 보면서 말도 안된다고 삐죽거릴 일만도 아니다. 넷째, 우리 옛그림은 은은한 멋을 느끼는 그림이다. 어찌보면 채색도 그다지 많지 않아 심심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림속의 풍경이 전해주는 살아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옛그림에는 고결한 선비의 정신이 담겨 있다. 옛날에는 그림을 그리고 예술을 한다는 것이 그다지 대접을 받는 일은 아니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백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마음을 갈고 닦는 수단으로 쓰였다는 선비들의 그림속에서 세상의 유혹과 위협에도 굴하지 않았던 꿋꿋한 정신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 모든 것은 자주 보아야 익숙해진다. 사람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림 역시 그렇다는 말이다.   

나는 그림은 잘 모른다. 볼 줄 도 모르고 하물며 그림을 잘 그리지도 못한다. 하지만 가끔씩은 저런 그림, 나도 한번 그려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만드는 그림을 본다. 어떻게 저렇게 그렸을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림을 볼 때도 있다. 우리 미술관에서 만나는 그림들을 보면서 작품명과 화가의 이름만을 연결지어 외울 것이 아니라 그 그림을 통해 전해받을 수 있는 느낌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김홍도의 <주상관매도>라는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었다.  그림이 주는 편안함이 너무 좋았던 까닭이다. 여백이 많은 그림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왠지 마음이 편해지던 그 순간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자주 그 그림을 들여다 본다. 물론 인쇄된 그림이지만 말이다.  거듭 말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책을 앞에 두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처럼 멋진 일도 없을테니까. 풍속화에서 사군자에 이르기까지 여러점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림속에 담겨진 많은 것들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된 책이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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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훈련소 - 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전략
임정섭 지음 / 경향미디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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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부러운 게 참 많다. 그 중에서도 말 잘하는 사람이 부럽고 글 잘쓰는 사람은 더 부럽다.  남들 앞에 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생각했던 말이 아니라 엉뚱한 말만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을 때의 당혹스러움때문에 눈 앞이 캄캄해지는 경험 많이 해 보았다. 앞에 서기 전에 생각했었던 그 많은 말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연습하고 연습해도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게 말하기가 아닌가 싶다. 오죽하면 말 잘하는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책도 있을까? 그런가하면 글 잘쓰는 사람 역시 부러운 건 마찬가지다. 어쩌면 그리도 멋지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해낼 수 있는지...  두툼한 책 한 권을 써내는 작가야 말로 내게는 정말 끝도없는 부러움을 자아내게 한다. 물론 그 나름대로의 힘겨움이야 있었겠지만 결과물을 앞에 두고 바라볼 때의 흐뭇함이라는 것은 형언 할 수 없을테니 하는 말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글쓰기를 도와준다고 한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보았음직한 글 잘쓰는 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정말 어떻게 하면 글 잘 쓴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일까?

일단 글쓰기 훈련소에 입소부터 해보자. 그리하여 문 앞에 서보니 이런 말들이 보인다. 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기술이다? 포인트만 제대로 알면 글쓰기 절반이 끝이다? 핵심을 찔러 던진 다음에 이유를 설명하라? 감동 포인트를 정확하게 맞춰라? 아이구, 그걸 누가 모르나? 남들도 그런 얘기는 다 한다. 들어가지 말고 그냥 돌아서야 하는 거 아냐?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은 이랬다. 내가 필요한 것은 그런 테두리가 아니라 그 테두리를 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것들인 까닭이다. 그래도 이왕 마주했으니 들어나보자는 심정으로 책장을 열었다. 그런데 대뜸 글쓰기에 대한 생각부터 바꾸라고 한다. 멋진 글 대신 쉬운 글을 쓰자고 한다. 감상보다는 줄거리를 먼저 써보자고 한다. 거창한 것 대신 일상적인 것을 쓰자고 한다. 장문 대신 단문을 쓰자고 한다. 다 좋다. 그런데 글쓰기 초보에게는 이런 말도 어렵다. 장문 대신 단문을 쓰는게 더 어렵게 느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멋지고 거창한 감상보다는 먼저 쉬운 글로 줄거리를 먼저 쓰자는 말에는 공감이 간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좀 더 멋지게 쓰려고 하다보니 거창한 말을 생각하게 되는 건 맞다. 일상적이고 쉬운 것도 많은데 왠지 그렇게 쓰면 폼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늘 앞서는 까닭이다. 백퍼센트 동의한다.

생각을 바꾸었다면 글쓰기의 새 방법을 한번 살펴보자. '포인트 라이팅'전략이다.  포인트를 알면 글쓰기의 절반은 끝이다? 주제 대신 포인트를 잡아라? 감동 포인트를 정확하게 맞춰라? 호오, 이렇게 어려운 걸 나보고 하라고? 작가+기자적 글쓰기를 하라? 쉽고 빠르고 재미있게 쓰자고? 이런!!! 그렇게 쓰고 싶어서 글쓰기 훈련소에 들어왔는데 그냥 그렇게 쓰라고만 하면 어찌 그렇게 쓸꼬?  글쓰기... 정말 어려운 게 맞다. 그런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글의 구조'를 기억하라고.P- 포인트를 파악하라, O-아웃라인을 짜라, I-배경 정보를 넣어라,  N-뉴스를 넣어라,  T- 생각,느낌,의견을 넣어라...저자의 말을 가만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경우엔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찾고 싶어했던 적이 많았다. 단순한 소설을 읽으면서도 그 사람이 이 소설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가를 찾아내고 싶어하기도 했다. 그런 다음에 그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는지를 살피곤 했다. 그런데 저자의 '포인트 라이팅'전략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글쓰기는 정말로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많은 책읽기가 필요하다. 나 역시 많이 읽고 많이 써 본 사람이 글을 잘쓴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무조건 많이 읽고 많이 써 본다고해서 모두가 글을 잘 쓰는 건 아닐게다. 글쓰기에도 요령과 방법이 있을테니 말이다. 시험공부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글쓰기 연습에도 어떤 방법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요약하기로 기본을 닦으라는 말이나  줄거리를 잘 쓰면 글도 잘 쓴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 '요약하기'를 저자가 알려준 '포인트 라이팅'에 의지하여 연습해본다면 괜찮을 듯 하다. 물론 처음부터 잘 써지지는 않겠지만 무엇이든 거저 얻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마도 이 책을 선택한 많은 사람이 서평 잘쓰는 법이라는 말에 강한 유혹을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서평'이라는 말과 '독후감'이라는 말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기를 몇 번, 두 낱말의 의미를 알게 된 후 글쓰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말이 솔직한 말일게다. 그래서인지 PART 04에서 말하는 글쓰기의 법칙은 나를 긴장하게 했다. 꼼꼼하게 살피며 읽다가 결국은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크게 5개의 법칙으로 나눈다. 중복 불가의 법칙, 금지의 법칙, 축약의 법칙, 단문쓰기의 법칙이다. 이 다섯가지의 법칙을 보면서 쉽게 빠질 수 있는 수렁을 보게 된다. "것'자를 남용하지 말라는 말과 '도'나 '등'을 자주 쓰지 말라는 말이 뒤통수를 한 대 치는 것 같았다.  그 밖에도 우리가 너무 쉽게 빠질 수 있는 수렁은 많았다. 살펴보자면 이렇다. 주어를 반복해서 쓰지 말라, 똑같은 어미는 변화를 주어라, 한 문장에 이중 주어 사용을 금한다, 자신없는 표현을 줄여라, 생뚱한 단어나 문장을 사용하지 말라, 불필요한 말을 없애라, 빼도 좋을 조사는 과감히 빼라, 문장의 허리를 끊어라...  한자투의 표현이나 필요없는 비교등은 빼도 좋을 말이다. 글을 읽다보면 한자투의 말을 볼 때가 종종 있다. 그런 말을 보면 왠지 더 폼나 보이는게 사실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기좋게 풀어서 써도 될 말을 필요없이 한자투로 쓰지 말라는 것이다. 거기다가 과잉감정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감정이 넘치면 불필요한 말을 쓰게 된다고.

글쓰기의 법칙을 공부하다보니 앞에서 했던 글쓰기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라, 라는 말과 일맥상통함이 느껴진다. 멋진 글 대신 쉬운 글을 쓰고, 거창한 글 대신 일상적인 것을 쓰자고 했던 말을 되새김해본다. 생각해보니 저자가 말했던 글쓰기 법칙의 많은 수렁들은 그런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빠져들기 쉬운 것이었다. 하나하나 메모를 하다보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말은문서를 작성한 뒤 말로 해보라 는 것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글은 말을 논리정연하게 옮긴 것이다. 그러니 글을 잘 쓰려면 말로 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이 깊은 울림을 전해주었다.  생각외로 내가 빠져들었던 수렁이 많았음을 알게 된다. 어떻게 하면 나도 글 잘쓰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도전해 볼 만한 글쓰기 훈련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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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살면서 꼭 필요한 생활법률
홍진원.강이든 지음, 김영진 그림 / 삼양미디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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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중세법이 현세에서도 적용된다면 어떨까 하는 .. 법얘기가 나오면 나는 입에 거품을 문다. 사실이다. 없이 사는 것도 서러운데 그 법이라는 게 참 그렇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을 빼고나면 무엇이 남을까 싶기도 하지만  법이라는 말자체가 내게는 그다지 기분좋은 말이 아닌 까닭이다.  법이라는 말은 참 씁쓸하다.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인 면을 배제시킨 채 오로지 이론적인 법률형식에만 대달린다는 것이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들어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 형식적인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해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생활을 돌아보자니 내가 이렇게 외칠 수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법? 뭐어 버어어업?~~ 그 법, 개나 줘버려라!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다. 반면 아는게 힘이라는 말도 있다. 법이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몰라서 당하는 것보다는 알고 당하지 않는 훨씬 낫지 않겠는가 해서 하는 말이다. 그런 법을 이 책이 알려준다고 하니 퍽이나 반가웠다. '살면서 꼭 필요한 생활법률' 이라는 말은 다분히 유혹적이기도 했다.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크건 작건 그 법이라는 올무에 걸려들어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럴 때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가를 한번 배워보자고 하니 팔 걷어부치고 나서 보았다. 과연 나는 법이라는 것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잘 대처해나가고 있는지. 얘기하다보니 재미난 말이 떠오른다. 집안에 변호사, 검사, 의사만 있으면 걱정할 게 없다는...

법이라고 하면 일단 두려움부터 생긴다. 까다롭고 복잡할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 탓이다. 그런 법을 재미있고 쉽게 가르쳐준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가!  저자의 말처럼 법은 상식이고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실용 지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다지 어려울 것도 없을 듯 싶다. 혼자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나 말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법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니 한번쯤은 매달려보고 싶기도 하다.  차용증이나 각서를 한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행복한 사람일까? 찾아보면 그런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보증 때문에 있는 재산 꼴랑 말아먹은 사람은 어떨까?  인연을 끊으면 끊었지 절대 보증만은 못해! 라고 외치는 사람, 아마도 많을 것이다. 신용카드 잃어버리고 크게 낙담했던 적은 없었는지? 지금이야 많이 좋아져서 그나마도 구제책이 있기는 하지만 그 신용카드 역시 만만찮게 보았다가는 정말 큰일날 일이다. 이처럼 우리 곁에서 소소하게 일어날 수 있는, 혹은 왠지 한번쯤은 겪어봤음직한 일들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 책은 알기 쉽게 알려주고 있다.

어떤 것들을 다루고 있는지 일단 살펴보자면 이렇다.  한 푼이라도 손해보지 말아야 한다는 Part 01에서는 보증관계나 개인파산, 신용회복등에 대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요즘 심심찮게 떠도는 말중에 개인파산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 역시 쉽게 생각하고 달려들었다가는 큰 코 다친다.  Part 02에서는 등기보는 법부터 시작하여 부동산에 관련된 법률등을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집 장만할 때 계약서 쓰기 전에 무엇부터 살펴보아야 하는지를 말이다. 등기부등본을 보는 법쯤은 배워둘만 하다.  열심히 일해놓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다면 어떨까? Part 03을 열어보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법률등을 알려준다. 산재처리에 관한 것이라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할 수 있는 소액재판이나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등 우리가 평소 궁금해하는 것들을 담고 있다. 그런가하면 가까운 가족간의 소송문제도 다루어준다.  한참 말이 많았던 저작권법이나 인터넷 쇼핑몰 약관에 대한 문제까지도 들춰내고 있으니 꼼꼼하게 읽어볼 일이다.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Part 06에서 다루고 있는 교통사고에 관한 모든 것들에 시선이 멈출 것  같다. 막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한번 체크해보는 시간이 될 테니 말이다.  일상생활속에서 다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도 볼 수 있는데 일조권이나 조망권, 여행 취소시의 위약금,경매사기나  택배 분실건들이 그런 예가 아닐까 싶다.  그럴 것이다,라고 대충 알고 있는 것보다는 하나를 알아도 제대로 알고 있는 편이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알아두면 당당해지는 법률 상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평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오차도 많을 듯 하니 한번 알아 볼 일이다.  거기다가 세금을 제대로 낼 수 있도록 Plus Tip까지 얹어주었다.  법,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무서운 건 아니다. 하지만 애들말처럼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에게는 무서운 대상이 분명하다.  상대를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그 무서움을 극복하는 것은 아는 길 뿐이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보다는 아는게 힘이라는 말이 통하는 세상이니 세상의 흐름에 부응할 수 밖에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이 책을 통하여 많은 것을 다 보여줄 수는 없었을 게다. 하지만 생활법률 정도는 알아두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이런 책을 펴낸듯 하니 작지만 필요한 버팀목 하나쯤으로 여겨도 괜찮을 것 같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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