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어느 것도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 사찰에 담긴 상징과 의미
목경찬 지음 / 조계종출판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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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고 쉽게 알려주는 사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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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어느 것도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 사찰에 담긴 상징과 의미
목경찬 지음 / 조계종출판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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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고려불화전'을 관람했었다. 마침 우리문화를 공부하는 모임이 있어 함께 갈까 했는데 지인의 소개로 스님의 해설을 듣게 되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이미 경건함을 갖게 하시던 스님의 손짓 하나하나가, 말소리 하나하나가 내게 알 수 없는 어떤 의미로 다가왔다. 끝내는 벅차오르는 마음이 있어 찔끔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난다. 해설을 끝내시면서 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직도 많다며 지난밤 밤새 엮으셨다는 작은 염주를 하나씩 나눠 주셨는데 불교신자도 아니면서 그것을 받아들던 내 마음에 정말이지 말로 할 수 없는 기쁨이 느껴졌었다. 그만큼 아는 사람, 즉 그 분야에 몸 담고 계신 이들의 말소리는 작지만 커다란 울림을 안겨주기도 한다. 우리문화 답사를 하면서 맨날 그 모양이 그 모양인지라 짧은 내 지식만 한탄하다가 공부를 시작했다. 사찰에 관한 여러종류의 책을 읽어보기도 했다. 불교의 교리라거나 사찰에 관한 설명도 중요하지만 사찰 구석구석에 놓여져 있는 것들이 나는 알고 싶었었다. 그냥 있는 것이 아닐텐데 내가 모르는 것들... 바로 그런 것들을 알고 싶어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정말이지 딱맞는 책일 것이다.

사찰의 모양새를 결정하는 전각들부터 시작해서 앞 뒤로 장식물처럼 서 있는 석탑이나 석등들이 언제 만들어졌고, 어떤 기법에 의해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왜 그자리에 서 있는지 나는 그것이 알고 싶었다. 그런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그만인 책이다. 불교에 몸담고 있다는 저자의 설명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쉽게 다가오는 의미들이 사진과 함께 나의 시선속으로, 혹은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사찰을 찾아가게 되면 전각앞에 그 전각의 형태와 구조에 대해 전문적인 용어를 써서 설명해 놓은 안내판을 많이 보게 된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그래서 날보고 어떻게 이 전각을 이해하라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공포가 어떻고 주심포가 어떻고 하는 말들을 이해하기 위해 책장을 넘겨보기를 몇번이었는지... 전각에 모셔진 부처님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건축물에 대한 어려운 설명부터 대하고보니 전각안을 들여다볼 마음이 생겨나지 않았다는 게 솔직한 말일게다. 사실 전각안을 들여다보아도 맨날 그 불상이 그 불상이다. 그런데 저자가 그 점을 콕 집어 긁어준다. 건축물에 대한 어려운 설명보다도 그 안에 모셔진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그 분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알 수 있는 것인지를 알려준다면 오히려 더 편하고 쉽게 사찰을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맞는 말이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정말 머리숙여 감사할 일이다.

작은 것까지 사찰의 모든 것들은 그냥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옛날에 자신이 해왔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지금은  한 구석에 처박혀 있다고는 해도 그런 것들이 그냥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卍자 하나를 보더라도 우측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좌측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한번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만큼 그게 그거려니 했었다는 말이기도 할테다. 조금 알게되니 재미있기도 하려니와 한번더 쳐다보게 된다. 멀리서 보기보다는 좀 더 가까이에서 바라보게 된다. 그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을... 그 작은 진리를 놓쳐버리고 우리는 왜 허울과 형식치레에만 묶여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우리문화가 좀 더 쉽게 다가온다면, 맨날 그것이 그것인 우리것이 아니라 속을 알 수 있도록 누군가 조금만 도와준다면 우리문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궁금했고 알고 싶었던 것들이 이 책속에는 많았다. 조금이라도 궁금증이 생겼던 사람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사찰에서 행하는 의식에 대해서, 그리고 스님들의 생활을 살짝 언급하며 산사에서의 하루에 대해 말해주기도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다. 나의 종교가 아니라하여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만 알고 있어도 결례를 범하지 않을 듯 하다. 사찰을 빼고서 우리문화를 말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보다도 오랜 역사가 숨쉬고 있는 우리의  문화를 대한다는 마음가짐이라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항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찰을 찾아갈 때 함께 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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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2
김만중 지음, 송성욱 옮김 / 민음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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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읽기에 도전할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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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2
김만중 지음, 송성욱 옮김 / 민음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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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내게 경고하기를 '구운몽은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고 했다. 유치하다거나 그저 그런 내용일것이라는 조선 시대 소설에 대한 편견들을 버려야 한다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덤벼들었다가는 큰 코 다친다고. 최대한 고전의 분위기를 살리고자 했다는 작품 해설속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쉽지 않은 문체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겁을 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주 친절하게 각주를 달아 주었으니 하는 말이다. <九雲夢>은 학창시절 국어시간에도 필수적으로 나오는 작품이었다. 그랬기에 서포 김만중이라는 지은이의 이름도 낯설지 않다. <사씨남정기>와 <구운몽九雲夢>을 대표하는 이름이 김만중인 까닭이다. 그렇다면 김만중은 어떤 인물일까? 대단한 집안내력은 말하지 않는다해도 그가 거쳐간 벼슬 또한 만만치가 않다. 스물아홉 살에 장원 급제하여 도승지, 대제학, 대사헌을 거쳐 예조판서를 역임했다는 그의 경력을 보더라도 대단한 학식과 재주를 가진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그런 그가 부귀영화의 부질없음을 이야기하는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조정에 대한 비판으로 유배생활을 해야 했던 때문이라고 하니 사람이 어떠한 상황에 처하는가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겠다. 유배지에서 홀로 된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복잡한 마음을 담기 위해 썼다는 것이 바로 <구운몽九雲夢>일지도 모른다고는 하지만.

성실한 불자였던 성진은 여덟 명의 선녀와 만나  주고 받았던 말 몇마디로 인해 잠깐의 흐트러짐을 보인다. 그런 이유로 스승 육관대사에게 죄를 입어 인간 세상에 양소유라는 인물로 환생하게 된다. 그런데 그 양소유라는 사람을 통해 보여지는 현실이 그다지 현실같지가 않다. 꿈속에서 또다시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가 이미 환생하였으나 그는 여전히 환생전의 인상을 풍긴다. (꿈속이라해도 꿈을 꾸는 사람은 여전히 나이기 때문일까?)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으로써 쉽게 이룰 수 없는 것들을 너무도 쉽게 이룬다. 그 뿐이랴! 자신에게 죄를 입힌 여덟 선녀의 환생을 다시 만나 꿈같은 생활을 이어간다. 우연인 듯 필연인 듯 이어지는 그들의 만남 또한 그리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이미 서로를 묶은 끈으로 연결되어진 듯이 하나씩 모여드는 두 명의 부인과 여섯명의 첩은 인간으로써는 보일 수 없는 관대함을 안고 있다. 양소유가 나아가는 길에는 걸림돌이 없다. 탄탄대로다. 그 탄탄대로를 따라 모든 것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구운몽九雲夢>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최대한 고전의 분위기를 살렸다는 말이 나를 유혹했다. 괜찮을까 염려도 되었지만. 처음엔 조금 껄끄럽기도 했지만 읽을수록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그가 외로운 어머니를 위해 지었다고는 하지만 아주 잠깐씩 내비춰지는 그 마음이 이 글을 이끌어가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양소유라는 인물을 따라 맴도는 그 자신의 부귀영화를 더욱 그리워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만큼 양소유라는 인물 주변은 화려하다. 그가 어떻게 출세하는가라는 과정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여인을 얻음으로 인해 그런 것들이 함께 따라오는 듯한 분위기도 묘하다. 그렇다고하여 그와 여덟 명의 여인들이 엮어내는 애틋한 사랑이 주된 흐름도 아닌듯 하다. 조금은 통속적인 그들의 만남속에서 서로를 향한 절절함은 느껴지지 않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그토록이나 훌륭한 학식과 명예를 가졌던 김만중이 왜 이런 글을 썼던 것일까?  사대부가 소설을 쓴다는 자체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던 그당시를 그려볼 때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책속의 문자들이 결코 어떤 형식이나 규율을 어기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걸 보면 그도 신분적인 의미를 완전히 내버릴 수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 속에서는 어머니를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좀 전에도 말했듯이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은 아주 잠깐의 스침일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덟 명의 여인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희안하게도 여덟 명의 여인들이 제각각 저마다의 특징을 안고 있다. 성격도 다르고 출생도 다른데 마치 하나의 실로 연결된 듯이 보여진다. 불현듯 이런 생각도 든다. 김만중이라는 한 사내가 마음속에 그렸던 여인상은 아니었을까? 한번쯤은 그런 여인들과 만나 이러저러한 사랑을 나누어보고 싶다는 사내의 감춰둔 욕망은 아니었을까?  형식과 체면의 허울에 싸인 사대부들의 욕망... 어쩌면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났다. 그저 단순히 깨어보니 꿈이더라, 하는 식의 이야기가 아닌 <구운몽九雲夢>을 보았다. 환생전의 성진이 불자였다고 하여 이 책이 불교적인 모습을 담고 있지는 않다. 또 모르겠다. 성진과 양소유를 깨닫기 전과 깨달음을 얻은 뒤의 모습으로 평가할 수 있을런지도...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꿈을 꿀 수도 있겠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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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전 외 재미있다! 우리 고전 10
장철문 지음, 이현미 그림, 박지원.이옥 원작 / 창비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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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을 수 있어 좋은 고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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