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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서커스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겐 <진주귀고리 소녀>로 친숙한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신작이다.
전작의 배경이 북구의 모나리자로 알려진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베르의
동명작품에 대한 상상이였다면 이번 작품의 배경은 영국 조지왕조 치하의
런던이라는데에 그 차이 있다.
프랑스 혁명 당시의 혼란시기의 영국의 런던을 배경으로
작가는 동시대 인물인 낭만주의 시인인 윌리엄 브레이크와 현대식 서커스의
창시자라는 필립 애스툴리를 복원시킨다.
캘러웨이가가 런던으로 이사와서 서커스단에서 일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젬과 누나인 메이지 그리고 젬의 친구가 되는 매기의 시각을 통해 서술한다는 점에서는
어떻게 보면 성장소설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치밀한 고증을 통해 당시대의 런던골목, 빈민가, 창녀촌등 그 시대의 모습과
생활상들을 생생하게 그려내가고 있다.
작품 중간중간 브레이크의 시도 실으면서 작가는 브레이크와 애스툴리와의
논쟁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반영시킨다.
시인과 서커스라는 어찌보면 하등 상관이 없을 수 있는 그 대상이 사실은
같은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시인이 머리속의 생각들을 구체화하는 것이라면 서커스는 구체화된 말이나 무용수,
곡예사들을 통해 사람에게 꿈을 심어준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젬과 매기와 메이지의 변화되는 모습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번 읽고 그 당시의 생활상을 한번에 그려내는 것은 힘들겠지만 작가의 치밀한
묘사력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시대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생생하다.
당시의 소수파였던 프랑스 혁명 옹조자들과 조지왕에 대한 충성을 지키려고 하는 다수파와의
대립 등 정치적인 쟁점에 대한 작가의 묘사도 탁월하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한 의도는 뭐였을까.
작가는 말한다.
매기는 순수를 얻고 메이지가 순수를 잃었다면 젬은 경험을 얻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