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눈물 사용법
천운영 지음 / 창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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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천운영만큼 등단작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작가도 별 없는 듯하다.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바늘이야기이다.

매년 정초를 일간지의 신춘문예 당선작을 읽는 것으로 시작하는 내게

2000년 바늘을 처음 읽고 뭐랄까, 천운영 특유의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기묘한 - 이후 거의 고정화된 - 문체와 서술에 한편 당혹스러우면서도 싸늘했던

느낌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후 작품집 <바늘> <명랑> 장편소설<잘가라, 서커스>까지 그 느낌은

계속 이어졌었다. 묘한 것은 그녀의 문체가 그녀의 얼굴을 봤을때의 느낌과도

묘하게 일치한다는 느낌이다. 그만큼 그녀의 인상 또한 역시나 신비스럽다.

세번째 작품집인 <그녀의 눈물 사용법>을 읽기 전에도 사실, 그녀의 작품이

읽은후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기에 내심 각오는 했었지만,

역시나 썩 가볍지만은 않다.

그러나 정확히 끄집어 내지는 못하겠지만 변화의 모습은 엿보이는 듯하다.

<소년 J의 말끔한 허벅지>가 기존에 보여줬던 경향인 반면, 다른 작품들에서

앞으로의 그녀의 변화될 모습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녀가 쓴 것>인데 그녀는 말한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세상에 빗진 것을 갚는 게 아닌가 하고.

그녀의 지금까지의 작품의 대부분의 화두가 욕망이였다는 점에서

그것은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부채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작가라는 사람들이 가진 고대신화의 프로메테우스의 천형처럼

평생 지고 가야할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말한다.

내가 죽어 먼길을 떠나 어디엔가 도착해야 한다면 내가 쓴 소설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내가 쓴 것, 그 속에 내가 있으니

그렇게만 받아달라고, 대신 그것이 누가 쓴 것이든 태우진 말아달라고.

등단이후의 그녀가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그녀만의 고통과

번민의 한 모습을 그리고 그의 극복의지를 이 작품집에서 보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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