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허무하게 새해가 밝을 줄이야.

연말연시라고 해서 계획이 있는 사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뭔가 시원섭섭하달까.

조금 이상한 건 예전같았음 장바구니에 든 책이 많아 뭐부터 질러야할지 고민했는데

이번엔 지르고 싶은 책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비울까 말까를 고민했달까.

 

물론, 책장엔 읽지 않은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지만

그럼에도 늘 책욕심은 끝이 없었던 나였는데 지금은 그게 좀 시들해진 것도 같고

그와 함께 책을 읽으려는 의지도 덩달아 약해진 것 같고...

정말이지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너무 흐릿하다. (계획이라던가, 다짐이라던가 자체가 무용하다는 걸 알면서도..)

 

한 것도 없이 시간은 흘러 연휴 마지막 날. 아쉽다.

신간코너와 장바구니를 왔다갔다 하며 망설이고 있는 내 모습이 낯설다.

연휴동안 읽어야지 하고 충동적으로 지른 책 한 권은 리더기에 고스란히 남아있고

마음만 앞서서는 머릿속에 새해 독서계획만 즐비하게 늘어놓고

과연 지킬 수 있을지 아직 자신이 없어서 입밖으로 꺼내지 않고 있다. 아하하.

 

 

 

 

 

 

 

 

 

 

 

 

 

 

 

신간 코너에서 발견한 이현수 작가님의 책을 보다가, 우연히 전에 읽었던 에세이가 있었구나 했는데

작가소개에서 익숙한 지명을 발견하고는 구간을 불쑥 사버렸다.

어떤 내용일지 짐작을 하면서도 그땐 읽고싶은 마음에 샀는데 결국 연휴의 마지막날인 오늘까지 펼치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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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엄마가 아프신 이후로는 약간의 죄책감이랄까, 부채감이랄까 하는 마음과 함께

전엔 일부러 멀리 했을 법한 책들을 슬그머니 읽게 된다. 그렇다 해서 스스로를 변화시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이라는 마음이랄까. 그래서 이번에도 몇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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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굳이 말해보는 올해의 다짐이라면, 주변인들에게 좀 더 잘하기?

마음으로 떠올리는만큼 솔직해지면 지금보단 후회가 덜 할 것도 같은데

왜 맨날 솔직하지 못해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바보같이 위안을.

마음이 후회로 남지 않을만큼. 어차피 지나갈 날들인데 후회아닌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

사는 게 참 별 거 아니지, 다들 그렇게 사는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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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하게 책을 읽고 있다. 욕심은 많고 호기심도 많아서 이것저것 펼치다가 끝을 못 보고 있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을 야곰야곰 모아두고 하나씩 읽어야지 했는데 왜때문에 찔끔, 또 찔끔.

문학동네 세계문학도 오오오- 하며 따끈따끈하게 사두고 다시 시들시들.

책태기는 아니려니 하지만, 괜히 뜬금없는 책들만 뒤적뒤적.  

 

 

 

 

 

 

 

 

 

 

 

 

 

 

그러는 와중에도, 마음 안 좋은 이야기들은 자꾸 들려오고

이제 가*방학 노래 어떻게 듣냐며 징징거리는 친구놈과 부질없는 인생사를 논하다가..

이소라님 연말콘 티켓팅을 망해서 속상한 마음에 또 징징거리고

결국 올해는 제대로 된 공연 한 번 못 보고 다 지나가게 생겼다.

 

 

 

 

 

 

 

 

 

 

이 무슨 이야기의 흐름인지...  

 

해야지 하고 마음먹은 일 중에 11월에 정말 해야지 했던 일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용기와 결단력이 부족하다. (왜때문에 용기와 결단력씩이나...!)

그러다 문득, 이전에 좋았던 작가님들이 떠올라 절판되기 전에 못 사둔 책을 사야하나 싶어서 

11월엔 기다리는 작가님의 책이 나오니 한꺼번에 장바구니를 비워야지 하고 있는데

기다리는 시간은 또 왜이리 긴 것만 같은지. 얼른, 뭐든, 어떻게든.

또 흘러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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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러하듯이, 끝나지 않길 바랐던 연휴의 끝.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 건 반갑지 않으면서도, 돌아갈 일상이 있으니 안도해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한.

 

 

 

 

 

 

 

 

 

 

 

 

 

 

 

계획했던 책들은 다 읽지 못했고, 무기력하게 시간은 모두 흘러가버렸다.

그럼에도 10월의 나를 위한 선물을 주문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10월이 지나고 나면 조금은 느슨해질 수 있겠지 라고 기대하는 마음과 더불어 

한달을 충실히 채울 자신은 없어서 초조해진달까.

 

 

 

 

 

 

 

 

 

 

 

 

 

 

 

 

 

지금을 잘 보내고 나면, 좀 더 단단해질 수 있지 않겠냐고 스스로에게 반문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좀 더 혼자여야 할 필요가 있는 나에게 이 잔인한 시절을 버틸 힘이 아직 남아있음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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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이제 몸 챙겨야 할 때라며 사과즙 한 상자를 생일선물로 보내준 친구가 있었다.

우리가 더 나이가 들고, 인생을 더 겪고 나면 함께 나눌 이야기도 더 많아지지 않겠냐고 했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앞으로도 때마다 생각나겠지. 감정이 메마른 내가 울보가 된 건 순전히 그녀석 탓, 이라고.

생에 미련 같은 건 없다고, 되도록 짧고 가볍게만 살고 싶다 한 건 나였는데 왜...

 

 

 

 

 

 

 

 

 

 

 

차곡차곡 쌓아뒀던 장바구니를 생일을 핑계로 이제야 비워냈다.

좋아하는 작가님들 신간을 이 계절에 모두 만나게 된 건, 그 친구의 선물일까 싶을 정도로 한꺼번에 우르르.

잊을래야 잊을 수도 없게 계절을 닮은 그 친구의 이름이 오늘따라 그립네.

내년 생일에도, 내후년 생일에도 아마 같은 추억을 또 곱씹겠지만,

잊으려 애쓰지 않고 흘러가는대로 두겠다고 말하면서도 허전한 마음은 숨길 수가 없어서 또 얄궂지만, 괜찮아지겠지.

툭하면 울컥하는 이 그리움의 후유증도 점점 웃으며 즐길 수 있게 되는 날이 오겠지.  

 

나 혼자 멈춰있다고 해서 세월이 흐르지 않는 건 아닌데, 더 나빠지기 전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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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9714 2020-12-31 18:14   좋아요 0 | URL
님의 글을 읽고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친구가 그리워지네요..2020년의 마지막날에 우주의 한조각에서 텔레파시를 보내보며..

- 2021-04-07 11:50   좋아요 0 | URL
이제야 답글을 드립니다. 그리운 마음 모아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분이시면 좋겠네요. 보고싶고 만나고싶을 때 마주할 수 있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지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해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한동안 머물렀으니 슬슬 밖으로 나가야지 싶은데.

게으름과 귀찮음을 이겨내는게 왜이리 남일같은지.

 

 

 

 

 

 

 

 

 

 

 

 

 

 

 

 

 

 

 

 

 

 

 

 

뭐라도 읽어야지 싶어 가벼운 책들을 건드리고 있는데

예전같지 않게 글자들이 밖으로 튕겨나가는 느낌이랄까,

읽는건지, 보는건지 성의없이 책장만 넘기고

아는 얘기여서 새롭진 않겠지 싶어 읽기 시작한 책은 점점 마음을 건드리네.

그 시절의 나도 참 열심이었는데 싶어 괜히 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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