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회복약이 숨어있는 여름은 독약이기도 하다.
"나는 주머니 장사에 대해서밖에 모르지만, 실력 하나로 무언가를 이루려 한다면 실패해서 부끄러움을 당하더라도, 돈이 없어 고생하더라도, 좀처럼 제 몫을 해내지 못해 세상 사람들 볼 낯이 없어지더라도, 당연히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당연한 일에서 도망치려는 것이라면, 너는 화공은커녕 그 무엇도 될 수 없을 게다."
언제였던가, 세상에는 어째서 이렇게 많은 책이 있는 걸까? 하고 물은 도미지로에게 간이치는 그런 대답을 해 주었다._ 책은 세상에 있어야 할 증거를 싣는 배 같은 것입니다.
소주를 한 병 나눠 마셨던 날, 같이 있는 게 너무 좋다고 수십 번을 말하기에 주사가 있으신가봐요 했더니 주사가 아니라 진심인데 섭섭하네요, 라고 말하던 게, 고맙다고 했더니 고마우면 안 되고 사랑해야 된다고 말하던 게, 도통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다던 내게 눈을 감고 해도 좋은 게 진짜 좋은 거라고 말하던 게 그립다. -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