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옴팡밭에 붙박인 인고의 삼십년, 삼십년이라면 그럭저럭 잊고 지낼만한 세월이건만 순이삼촌은 그렇지를 못했다. 흰 뼈와 총알이 출토되는그 옴팡밭에 발이 묶여 도무지 벗어날 수가 없었다. 당신이 딸네 모르게 서울 우리집에 올라온 것도 당신을 붙잡고 놓지 않는 그 옴팡밭을 팽개쳐보려는 마지막 안간힘이 아니었을까?
진실이 희망이다. 슬픔 없이 어떤 희망도 자라지 않는다.
한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제주도 주민 집단 학살은 삼국시대에서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까지 살펴보아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우리 역사 최대의 ‘홀로코스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