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고 가장 경계했던 건 ‘자기 연민‘이었다. 나는 스스로를 연민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했다.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자기 연민으로 기울 때면 나 자신이 싫어졌다. 그래서 그런 마음이 없는 척했다. - P45
내 안에는 분명히 무언가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 그건 제거할 수도 없고 씻어낼 수도 없는, 내 존재를 둘러싼 피부 같은 것이었다. 나는 내가 수치스러웠다. - P13
이랑은 가장 외롭고 고통스러운 이야기에도 사랑의 자리를 남겨놓았다. 이것이 혼잣말이 되었고 인사말이 되었고 노래가 되었고 글이 되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다. 경험할 수 있는 사건이 한정돼 있으니 느낄 수 있는 감정도 제한돼 있다. 그때 문학작품의 독서는 감정의 시뮬레이션 실험일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살이 떨어져나가고 피가 솟구치지는 않았으니 그 감정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야기가 아니면 그 감정에 가까이 다가갈 방법이 없다. - P230
나는 모든 일에 진심을 다했지만 그럼으로써 깎이는 마음을 도로 채우는 법은 도무지 몰랐다.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취약한 부분을 너무도 쉽게 들키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