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말하지 못하고, 말해도 나는 니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나는 말할 줄 알지만, 말해도 너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나는 많이 말하고, 너는 조금 말하고, 나는 많이 듣고, 너는 조금 듣는다. 니 장난과 웃음 소리, 궁금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얼굴이 떠오른다. 마음으로 전하라고 하지만 우리는 말하자. 서로 못 알아들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도 우리는 말하자. 내일도 만나 말하자. 너와 내가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때까지.

니가 그저 돌아봤을 뿐인데 나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지하철에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잠시 서 있는 순간, 니가 돌아봤다. 나는 헛살았다, 도 아니다. 선사들을 만난 것보다 더 진한 느낌..., 도 아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낯설고 강렬한 느낌이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니가 표현하려고 했으나 표현하지 못한 심정을 내게 옮긴 것이냐. 니가 돌아봤을 때의 그 이상하고 낯설고 강렬한 느낌이 아직 그득하다. 흘려 보내지 않고 그 느낌을 기억한다. 언젠가 이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혹은 이 느낌이 무엇인지 네게 말할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니가 그 말을 죄다 알아들을 수 있을지도.

삶은 모를 일로 가득차 있고, 더욱이 지금 우리는 서로 모르는 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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