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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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7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18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누아 2006-10-1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예. 저는 글케 바쁩니다. 전화 드렸더니 전화도 안 받으시고, 글케 바쁘십니까?^^ 궁시렁거릴 만하지만 님에게 맞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부추기는 일이 맞다는 게 아니라...). 오랜만에 보는 님의 댓글이에요.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