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텔레비전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봐도 술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 놀라워라.

나는 술 마시기를 무척 즐겼는데 나랑 그렇게 마셔 댔던 사람들도 내가 몹시 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술을 무척 좋아했다. 몸 때문에, 다른 이유 때문에 술을 자제하려고 애를 썼었다. 그런 내가 비가 와도 술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제 이어진 나와 술의 끈은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사랑했던 아련한 연인을 기억하듯 술을 기억한다.

오늘, 술을 한잔 했다. 왈로에게 말했던 고량주 두 잔 이후로. 이렇게 언제 술을 마셨는지 기억할 수 있을 만큼 아-주 가끔 술을 마신다. 오늘은 큰아주버님 댁에서 저녁식사가 있었다. 시댁에서 유일하게 술을 잘 드시는 큰아주버님께서 와인을 주시더니 양주를 주신다. 앉아 있어도 못 걸을 것 같다. 히, 그래도 여전히 맛있군.

미스코리아들이 이렇다고 한다. 너무 웃어서 얼굴에 경련이 날 것 같다고. 지금 내가 그렇다. 왜 이렇게 웃음이 나는 걸까? 편한 자리가 아니었는데도 편하게 술을 마셨다. 편하다는 건 참 좋구나.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도 춤을 춘다. 춤추는 손가락과 경련이 날 것 같은 얼굴. 웃고 있다.

오늘 저녁, 술을 마셨다. 지금 약간 취했고, 약간 즐겁다. 술은 아직도 기념할 만한 것일까? 이 밤에, 오랜만에 만난 내 친구, 술 이야기를 하고야 만다.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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