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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노혜숙 외 옮김 / 양문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라. 그러나 어떻게 하면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 과거와 미래, 심지어 현재라고 믿는 시간의 개입마저 배제한다면 찰나 혹은 순간, 감각을 통해 전해지는 느낌은 덜 굴곡된다.
에고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더니 오빠가 이 책을 권해준다. 아마존 베스트셀레 5위, 많은 사람들이 읽었구나. 그러나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간간이 읽기를 멈추라는 표시가 나온다. 생각하지 말라면서 멈추란다. 멈춰서 생각하지 말고, 몸 안으로, 내면의 몸으로 들어가란다. 그렇게 멈추어진 순간들로 책은 더디더디 읽힌다. 더디 읽힌 탓일까. 과거를 생각하지 말라지만 이 책을 읽다 문득 호흡하는 사이, 죽음과 고통, 후회와 염려, 병과 자책...이런 날들의 어리석음이 비에 씻기듯 씻긴다. 저항도 없이 읽혀진다.
누군들 깨달음에 관한 책을 쓰지 않았겠는가, 누군들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겠는가, 그런데도 이 책의 내용은 내 삶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는다. 질문들은 내 질문들이다. 내 질문에 오는 대답들은 온통 참선 이야기로 변화된다. 그래도 걸림이 없다. 아, 이것이었구나 하는 탄성이 매번 튀어나온다. 에고에 관한 책이다. 에고의 특성은 과거와 미래에 가 있다고, 순간에 살면 에고도 사라진다고. 어떻게 하면 순간에 머무를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일종의 명상법이다. 그러나 알고보면 그저 일상이다. 일상을 벗어난 그 무슨 특별한 일이 있겠는가. 과거와 미래에 가 사는 낡은 습관을 순간에 현존하는 습관으로 바꾸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과거의 고통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미래의 염려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앓고 있는 병..특별한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순간을 살아라. 평화롭게 사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다. 그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순간을 삶으로써 얻는 것, 그것은 존재로서 살아가는 삶이며, 평화롭게 사는 삶이다.
우리는 지금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자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나 자신의 죽음이 가까워진 것을 느낄 때, 당신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평화롭게 존재할 수는 있습니다. 슬프고 눈물이 나겠지만 저항하는 마음을 버린다면, 그 슬픔 아래서 깊은 평화와 고요, 그리고 신성한 현존을 느낄 것입니다. 그것이 존재의 발산이고 내면의 평화이며 대립이 없는 선입니다. -p.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