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만 낙조
그날 저녁은 유별나게 물이 붉다붉다 싶더니만
밀물 때나 썰물 때나 파도 위에 떠 살던
그 늙은 어부가 그만 다음날은 보이지 않네
아지랑이
나아갈 길이 없다 물러설 길도 없다
돌아봐야 허공 끝없는 낭떠러지
우습다
내 평생 헤매어 찾아온 곳이 절벽이라니
끝내 삶도 죽음도 내던져야 할 이 절벽에
마냥 어지러이 떠다니는 아지랑이들
우습다
내 평생 붙잡고 살아온 것이 아지랑이더란 말이냐
엉그름
우리 절 상머슴은
논두렁을 하다가는
시님요 시님요 사람들은
지 몸에서 도랑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카는데요
목마름은 끝없니더
삶이란 얼레미 논바닥
엉그름을 누가 다 막고 살겠능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