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만 낙조

 

그날 저녁은 유별나게 물이 붉다붉다 싶더니만

밀물 때나 썰물 때나 파도 위에 떠 살던

그 늙은 어부가 그만 다음날은 보이지 않네

 

 

아지랑이

 

나아갈 길이 없다 물러설 길도 없다

돌아봐야 허공 끝없는 낭떠러지

우습다

내 평생 헤매어 찾아온 곳이 절벽이라니

 

끝내 삶도 죽음도 내던져야 할 이 절벽에

마냥 어지러이 떠다니는 아지랑이들

우습다

내 평생 붙잡고 살아온 것이 아지랑이더란 말이냐

 

 

엉그름

 

우리 절 상머슴은

논두렁을 하다가는

 

시님요 시님요 사람들은

지 몸에서 도랑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카는데요

목마름은 끝없니더

 

삶이란 얼레미 논바닥

엉그름을 누가 다 막고 살겠능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