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다 넘어졌다. 너무 익숙한 길이라 주의하지 않았다. 자전거를 일으켜 세우니 움직이지 않았다.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겨 앞바퀴가 돌아가지 않은 탓이다. 앞바퀴를 들고 뒷바퀴로만 끌고 수리점까지 가야 하나 난감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퀴를 꽉 붙잡고 있는 브레이크 한쪽을 손으로 잡아 당겼더니 바퀴도 굴러가고 브레이크도 잘 되었다. 자전거 바퀴가 굴러가고서야 까진 손과 무릎이 보였다. 무릎을 구부릴 때마다 불편해서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끌고서 집으로 왔다.

자전거 바퀴가 잘 굴러가는 것이, 다리가 아프지 않은 것이 얼마나 편안한 일인지...텔레비전이 보여주는 어떤 행복과 불행보다 오늘 겪은 사소한 불편이 무사한 하루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특별한 일 없는 하루가 내가 찾는 평온과 평화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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