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한 슬픔 _김일연끊임없이 값어치를 무게로 재고 있는 도살당한 고기들과 일용하는 양식들 먹기를 삼백 예순 닷새 거른 날 하루 없네 생각하면 뜨거움만으로 사는 것은 아닌 것 온몸으로 부는 바람 온몸으로 지는 꽃잎 잎 다진 목숨들 안고 인내하는 겨울山 헐벗은 무얼 다해 가고 있나, 너의 허울 끊임없이 값어치를 맑기로 재고 있는 새벽녘 생수 한 잔이 뼈 속에 차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