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단지 밤길에 하트 모양 등들이 시시각각 빛깔을 바꾸며 길을 밝히고 있다. 여기저기 연인들이 셀카를 찍고, 팔짱을 끼고 다정히 걷는다. 흐뭇하게 그들을 본다. 그때 나와 걷던 언니가 그들을 보면서 사랑하고 결혼하고 애를 낳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갈 무거운 삶이 보인다고. 언니를 본다. 무겁구나, 언니야. 커다란 연을 만들어 언니를 태워 날리고 싶다. 괴성을 지르며 무서워하다 이내 함박 웃으며 구름이 누리는 가벼움에 익숙해지겠지.

혹시나 이 길이 생각나면 줄을 당겨. 사랑이 무거운지 가벼운지 알 수 없지만 언제나 그 길 어딘가 서 있는 우리들 속에 사뿐히 내려 앉도록 바람이 데려다 줄거야. 그러니 걱정말고 가볍게 떠올라 보는 거야.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꿀밤나무 2019-03-21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가벼워졌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