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_강현덕


내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수숫대를 어지럽히던 작은 벌레 몇 마리가 
내 뼈의 중심으로 와 
날 갉아 먹는갑다 

아, 나는 삭을 것인가 툭툭 꺾일 것인가 
스멀대는 벌레들만 떼지어 웅성거리다 
어느 날 껍질만 남을 
바람 속의 빈 집처럼 

내 안에서 들리는 벌레들의 이 소리 
날 먹을 벌레들의 어이없는 이 장난 
기어코 주저앉을 낡은 집 
보고야 말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