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지나온 길이
_조은

이제 막 지나온 길이
뻣뻣이 굳는다
니는 이 길의 근성을 알고 있다

옛날에도 나는 몇 차례
빠른 걸음으로
이 길을 지나갔다
하늘과 맞닿은 이 길을 돌아 나오며
내가 흘린 눈물을

나는 알고 있다
협곡을 지날 때면 들려오는
슬픈 메아리
가지 못할 세계로 유골처럼 굴러가는
위태로운 생각들

멈추면 그 순간
서늘한 이끼가 몸을 덮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