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序詩)
_김민부 

나는 때때로 죽음과 조우(遭遇)한다 
조락(凋落)한 가랑잎 
여자의 손톱에 빛나는 햇살 
찻집의 조롱(鳥籠) 속에 갇혀 있는 새의 눈망울 
그 눈망울 속에 얽혀 있는 가느디가는 핏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창문에 퍼덕이는 빨래......
죽음은 그렇게 내게로 온다 
어떤 날은 숨 쉴 때마다 괴로웠다 
죽음은 내 영혼(靈魂)에 때를 입히고 간다 
그래서 내 영혼(靈魂)은 늘 정결(淨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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