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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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가?" 이 책을 읽었을 때만 해도 "그렇다"는 대답을 하기 쉬웠다. 지금은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고, 가끔 길가에서도 눈물이 쏟는다. 언니가 떠나간 후 갑자기 삶이 누추해지고, 죄책감으로 가슴이 막혔다. 친정 옥상에 서 있자니 문득 이 책이 떠오른다. 나라를 잃고, 난민들과 고통스런 상황에서 살아가면서도 진정한 행복을 발견한 사람이 있구나 싶어 다시 책을 집어든다. 책에서 내가 찾는 구절은 죄책감에 관한 이야기다. 살면서 이렇게 지은 죄가 많구나, 이 세상을 여읜 사람에게 이토록 잘못한 것이 많구나...마음을 다하지 못한 잘못이 이렇게 가슴을 옭죄는구나...언니야, 잘못했다, 잘못했다 하는 말이 밥을 먹다가도 길을 가다가도 나온다. 달라이라마는 죄책감을 어떻게 극복하셨을까?

달라이라마에게 찾아온 노수도승이 높은 차원의 수행법에 대해 물었는데, 그때 달라이라마는 별 생각없이 그것은 어려운 수행법이어서 젊은 사람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노수도승은 젊은 몸으로 다시 태어나 그 수행을 하기 위해 자살했다고 한다. 달라이라마는 그 당시에 적절하게 대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지금도 후회스런 감정을 없애지 못했다고...그런데도 후회하는 마음이 자신을 짓누르거나 과거에 얽매이게 만들지 않는다고 하셨다. 뼈저린 후회에도 불구하고 죄의식과 자기 모멸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의 해답은 덧없음에 대한 명상이다. 끊임없이 변하는 삶의 본질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말들이 지금은 공중에 떠 다니지만 어떤 문제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니 이런 무거운 마음이 어서 변해서 타인을 돕는 데 유익한 것으로 내 가슴에 가라앉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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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6-0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원히 지속되는 문제나 슬픔은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하고 안심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