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이상
죽고 싶은 마음이 칼을 찾는다. 칼은 날이 접혀서 펴지지 않으니 날을 노호하는 초조가 절벽을 끊치려든다. 억지로 이것을 안에 떠밀어 놓고 또 간곡히 참으면 어느 결에 날이 어디를 건드렸나보다. 내출혈이 뻑뻑해 온다. 그러나 피부에 상채기를 얻을 길이 없으니 악령 나갈 문이 없다. 갇힌 자수로 하여 체중은 점점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