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진실한 사람이 될 수 있나요?
혹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하면 스스로 진실한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나요?
진실한 삶은 어떤 것인가요?
누군가 진실하라고 말해요.
진실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어디에 가든 그곳엔 내가 있죠.
진실한 나와 살고 싶어요.
한 남자가 마음에 둔 여자에게 당신이랑 자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게 진실한 건 아니잖아요.
감추어 두었던 속마음, 욕망, 상처...이런 것들을 드러내고 다닌다고 진실한 사람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어떻게 하면 진실해질까요?
마치 누군가 내 앞에 있는 것처럼 나는 소리내어 물었다.
마치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처럼 더 큰 소리로 물었다.
조금 더 큰 소리로 묻자 내가 울었다.
마치 내가 혼이라도 나고 있는 듯 갑자기 터진 울음이 멈추질 않았다.
아이처럼 소리내어 울었다.
마치 누군가가 나에게 이야기하듯 내 목소리가 물었다.
지금 기분이 어떠니?
지금 몸은 어때?
춥진 않니?
나는 최선을 다해 대답했다.
멍청하고 답답하고, 가슴 한 쪽이 뭉뚝한 막대로 누르듯이 아프다고, 자꾸 떨린다고. 차가 마시고 싶다고. 울면서 대답했다.
그리고는 그만이었다. 진실 이야기는 덮어두고 노래를 들었다.
어제는 몰랐다.
내가 원하는 것이 없는 곳에서 원하는 것을 찾고 있다는 것을.
진실에 대해 묻는 것은 진실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아침, 명상을 하려고 앉으니 어제가 떠오른다.
그랬구나. 진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구나.
지금 기분이 어떠니?
지금 몸은 어때?
춥진 않니?
어제의 내 목소리가 내게 진실했구나.
그랬구나.
지금 여기에 있는 나에게, 대상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구나. 나를, 대상을 알아차리고 발견하는 것이구나. 그런데도 나는 깨달음이니, 진리니, 진실이니 하는 말들과 뒹굴고 있었구나. 그래서 진실한 나와 살지 못했구나. 지금 기분이 어떤지, 지금 내 몸 어디가 긴장되어 있는지, 지금 내 앞의 사람이 웅크리고 있는지, 목소리가 떨리는지...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진실한 것이구나.
작은 아이가 일찍 깼다. 어제 아이들 재울 때 앉아 있었더니 아이가 눈을 뜨자 엄마는 왜 계속 앉아 있어요? 한다. 아니야, 누워 자다가 다시 일어나 앉아 있는거야. 아이가 말할 때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 이것이 진실이구나. 앉았던 다리를 풀고 얼른 아이의 손을 잡는다. 매끈하고 부드러운 아이의 손. 그래, 부드럽구나. 이것이 진실이구나. 진실한 사람, 지금 여기에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