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 김진경

오늘 숲길을 걸었다. 간벌을 위해 닦아놓은 길을 따라 올라가노라면 여기저기 흙이 무너진 곳 새로이 흐르는 작은 개울물 간혹 베어진 통나무를 만나곤 한다. 숲 깊이 들어가노라면 어느새 나무들의 향기에 싸이고. 이 향기는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다시 베어진 통나무 더미를 만나 숨이 멎듯 발걸음을 멈춘다. 진한 향기는 베어진 나무의 생채기에서 퍼져 숲을 가득 채우고 있다.

우리의 상처에서도 저렇게 향기가 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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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전에 친구에게 이 시를 복사해 주었다. 친구의 지갑 속에 아직도 이 시가 있다. 깜짝 놀라 나도 다시 찾아본다. 숲, 그 향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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