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불교사상사 깨달음총서 7
키무라 키요타카 지음 / 민족사 / 198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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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나는 책들이 있었다. 道端良秀의 [중국불교사]와 케네스 첸의 [중국불교]이다. 세 책이 모두 시대순으로 중국불교에 대해 개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중국불교사]는 그 시대 왕조의 불교정책과 민간에서의 불교의 흐름 등에 초점을 맞추는 즉 중국사 속에서의 불교에 관심이 있는 반면, [중국불교]는 중국불교의 시대적 변화에 따른 사상의 변천 등 좀더 보편적인 중국불교사상에 중점을 두고 있는, 어쩌면 불교사 속에서의 중국사와의 연관성에 관심을 갖고 있는듯하다. 이 책은 [중국불교사]에서 보이는 왕조나 시대상황 등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다. 즉 중국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중국사상을 시대순으로 훑고 있는데, [중국불교]처럼 중국불교사상 전반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결국은 "불교의 중국화"라는 문제를 염두해 두고 쓰여진 글이다. 처음 중국불교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중국불교의 외적인 모습과 경향을 파악하고자 한다면 [중국불교사]를, 사상을 알고 싶다면 [중국불교]를 권한다. 마침, 이런 서적을 읽고 중국불교에 대한 대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앞의 두 책이 훨씬 자세하고 읽기가 편하다. 이 책은 앞의 두 책에서 문제삼는 쟁점들이 위주가 되고, 또 서술방향 자체가 [중국불교]의 작은 한 편이 책 한 권이 되어 상세해진 것이라 그렇다. 게다가 맨 뒤 편의 "중국불교사상사 상의 여러 문제"라는 부록은 저자의 논문을 요약한 것인 듯해서 쉬운 개설서를 찾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언젠가 중국의 불교가 효를 강조하기 때문에 인도의 불교와 달리 중국화가 이루어졌다는 식의 논문발표를 보고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인도에서는 효를 강조하지 않았단 말인가. 인도의 효와 중국의 효가 어떻게 다르고, 중국불교에서 그러한 점이 어떻게 변화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는 안 되지 않는가 하고 말이다. 그런데 발표자는 내 의문을 불필요한 것처럼 여기고 대답도 없이 지나간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제기했던 문제에 대해 저자도 고민을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따로 인도와 중국의 친자개념에 대한 논문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대강의 내용은 인도에서는 자식의 부모에 대한 도리뿐 아니라 부모의 자식에 대한 도리를 함께 강조하는 수평적인 관계인 데 반해, 중국은 자식의 도리만을 강조하는데 중국에서 유행한  [부모은중경] 등은 중국적인 효 개념을 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 문제는 주로 다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어서 평소의 의문을 풀 수 있었고, 저자의 문제의식이 당연하고, 그러한 문제의식 때문에 개설서이지만 자신의 평소 관점을 가지고 쓰여졌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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