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요리법
마티유 리카르 지음, 백선희 옮김 / 현대문학 / 2004년 8월

 

본능적으로 우리는 긁음으로써 가려움증을 가라앉히려고 든다. 그러면 물론 당장은 기분 좋지만 가려움은 금세 다시 찾아오고, 전보다 한층 더 참기 힘들어 결국엔 피가 날 때까지 긁게 된다. 완화와 치유를 혼동한 것이다. 우리가 집요하고도 강렬한 욕구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긁지 않기로 마음먹는 것은 긁는 것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긁어서 결국 생살이 드러나는 것이 고통스러운 일이요, 가려움증의 불이 절로 가라앉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그 고통을 멈추게 하는 길임을 경험을 통해 아는 까닭이다. 따라서 필요한 건 불건전한 억압도, 도덕이나 관습도 아니다. 고통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려 하다가 고통이 계속 이어지는 것보다는 지속적인 행복이 낫다고 판단하는 지혜로운 행동이 관건이다. 분석과 양식에 토대를 둔 실용적 행동이 관건인 것이다. 2세기 인도의 불교철학자 나가르주나는 이 과정을 이렇게 요약한다.

"가려울 때 긁는 건 참으로 기분좋은 일이다. 하지만 더 이상 가렵지 않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한가. 우리의 욕망들을 만족시키는 건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얼마나 행복한가." 이런 자유를 얻는 데 주된 장애물은 노력이 요구되는 어떤 형태의 내적 변화도 거부하려는 마음이다.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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