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어머님이 책 한 권을 보여주시며 "이 책을 세 번 읽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셨다. 친정 어머니도 같은 책을 내게 보여주시며 읽고 싶으면 가지라고 하셨다. 그 책은 [천지팔양경]이었다. [천지팔양경]은 [부모은중경]처럼 위경의 하나이다. 괜스레 위경은 부처님 말씀이 아니고 중국 사람들이 자기 식으로 만든 것 같아 꺼려졌는데, 두 어머니들이 한꺼번에 말씀하시니 읽어보기로 하였다.

내일부터 아침예불을 집에서 드려볼까 여러모로 궁리중이었는데, 이 책은 집을 수리하거나 터를 닦을 때 읽어도 좋다고 하니, 새로 예불 드릴 단(책꽂이 한 줄) 앞에서 읽으면 되겠다 싶어 읽었다. 세 번을 읽어야 한다고?! 

두 번째 읽다가 잠이 들었다. 소리내어-그것도 목탁도 두드리며- 읽다가 잠이 들다니...정신을 차려 다시 읽었다. 세 번을 읽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다. 읽고나니 개운한 맛도 있다.

이 경전은 위경이고, 내용이 집수리나 결혼, 장례 등 실제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우리 어머니들이 좋아하시나 보다. 그러나 그 문제의 해결은 금강경과 조금도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위경이라 무시할 까닭이 없다.

그런데 읽을 때도 그렇고, 읽고 나서도 잠이 자꾸 온다. 아, 너무 큰 소리로 읽어 기력을 소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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