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 (포켓북) - 작은경전 9
현각 지음 / 민족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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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은 백 가지 비유로 적힌 글이라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이야기책이다. 백 가지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아흔 여덟 가지 이야기다.

이 가운데 목마른 어리석은 사람에 대한 비유가 있다. 한 사람이 목이 몹시 말라 강으로 뛰어 갔지만 막상 강에서 물을 마시려 하지 않았다. 옆사람이 왜 마시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대가 다 마시고 나면 내가 마시겠다. 이 물이 너무 많아 한꺼번에 다 마실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 사람이 비웃음을 당했음은 당연하다.

송담 스님께서 십선계를 주실 때 비슷한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계를 아무래도 온전히 지키기는 어려우니 아예 계를 받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양심적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를 아예 지키려는 노력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비록 피치못할 사정이 있을 때 어기게 될지라도 계를 받아 어겼을 때 참회하고, 평소에 지키려고 애를 써야 된다는 말씀이셨다. 이 목마른 어리석은 사람도 물을 아예 마시지 않으면 갈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음이다.

이렇게 백유경은 하나의 이야기에 하나의 교훈을 적어 두었는데, 방금 나처럼 나의 경험으로 이야기들을 비춰 본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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