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황홀한 블랙 - 세속과 신성의 두 얼굴, 검은색에 대하여
존 하비 지음, 윤영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블랙, 인간의 역사가 투영된 가장 광활한 색"이라는 머리말의 제목처럼 이 책은 인간 역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블랙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가 들어 있다. 알랭 바디우의 [검은색](민음사, 2020)을 거의 동시에 읽었는데 바디우의 책이 에세이라면 이 책은 교양서다. 교양의 광활함이 개인의 사유를 밋밋하게 만들 수 있구나, 싶었다. 신화, 종교, 의복, 역사, 인종, 예술과 문학 등에 나타난 검은색에 대한 이야기다. 흥미롭다. 잘 읽힌다.

 

성서에 따르면 하느님은 "어둠을 자신의 몸을 숨길 곳으로 삼았고(<시편>18장 11절)" 하느님이 계신 곳을 십계명을 받기 위해 시나이 산에 올랐을 때 모세는 "하느님이 계시는 짙은 어둠으로 다가갔다(<출애굽기>20장 21절)."-p.136

 

라는 글을 보고 성서를 찾아봤는데 번역이 약간씩 다르다. 창세기를 보니 하느님이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을 때 어둠이 깊은 물 위에 뒤덮여 있었다는 구절이 있다. 빛이 생기라고 한 첫날 이전에 어둠과 물이 먼저 있었구나. 이렇게 다른 책을 뒤적여 볼 수 있다는 게 교양서의 좋은 점이다. 테드 휴즈의 [까마귀]도 읽고 싶은데 영어로 된 책만 보인다. 영시는 자신없다. 교양서의 좋은 점을 살릴 수 없는 나의 까막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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