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웃어야 봄이야

 

 

 

전염병으로 세상이 어수선해도 날짜는 꼬박꼬박 지나고 있어. 2월이 다 가네. 229일, 4년 만에 딱 맞는 네 생일이야.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다.

 

너를 생각하면 당황하거나 놀란 모습, 화난 표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아. 담담했던 모습만 생각나. 정말 네가 그런 사람인지 내 기억 속에서만 그런 사람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 모습이 떠오르는 게 좋아. 힘든 상황이 와도 네가 적절히 대처하고 있을 거라 믿게 되거든.

 

내일은 3월이야. 3월이면 봄이 되는 걸까? 그냥 빙그레 웃어 봐. 입가에 봄이 맺힐지도 몰라. 기슭아, 어디에 있든 너 자신을 잘 돌볼 수 있기를, 너와 네 곁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편안하기를 빌어. 생일 축하해.

 

 

 

봄-너에게

_김선우

 

 

네가 웃으면 봄이다

 

네가 웃어야 봄이야

 

-김선우, 댄스, 푸른푸른(창비교육,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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