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

 

 

벚꽃이 만발해. 따로 행사가 없어도 꽃이 핀 곳은 모두 축제 같아. 이렇게 존재만으로도 환하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이가 있어.

 

오늘은 청도에 가서 엄마와 언니네 식구들과 점심을 먹고 꽃구경을 했어. 조카 내외가 아기를 데려왔는데 꼭 활짝 핀 꽃 같아. 아기가 눈을 뜨면 모두 다 둘러앉아 웃고 있어.

 

꽃처럼 본다는 게 이런 거구나. 엄마가 했던 그 기도가 생각났어. 만나는 이들마다 우리 가족을 꽃처럼 보게 해달라던 기도 말이야. 나도 내가 만나는 이들을 다 꽃처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얼마나 자주 기쁠까.

 

날씨가 조금 쌀쌀했는데도 마음이 환해지는 날이었어. 여리고 작은 것들이 내뿜는 빛으로.

 

 

 

 

 

꽃과 나 

_정호승


꽃이 나를 바라봅니다
나도 꽃을 바라봅니다

꽃이 나를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나도 꽃을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아침부터 햇살이 눈부십니다

꽃은 아마
내가 꽃인 줄 아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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